한 커뮤니티에 일본인 트위터가 올린 글을 번역한 내용이 올라왔다. 내용은 10년 동안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지냈던 청년을 고용한 중소기업 회사의 이야기였는데, 개인적으로 인생 역전의 정석이라고 생각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회사는 채용 면접을 전부 내가 담당하는데 과거에 딱 한 명 전직 히키코모리를 채용한 적이 있다. 이력서를 처음 봤을 때 35세였는데 경력 공백이 10년 이상이었다. 보통은 망설이지 않고 서류심사에서 떨어트렸을 텐데 왜 그 타이밍에 우리 회사에 응모했는지 흥미가 돋아 면접에 불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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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인상은 햇볕을 쬐지않은 콩나물처럼 비실비실한 청년이었다. 사람은 태양을 보지 않으면 이렇게나 하얘지는구나 싶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가 맞지 않아서 바로 퇴직하고 그때부터 계속 히키코모리 생활을 시작해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니 10년이 지났다고 했다.
응모 이유를 들어보니 그 속에는 히키코모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한 마음과 각오가 보였다.
– 양친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
– 더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
– 일할 기회가 온다면 죽을 각오로 하고 싶다
– 자신을 바꾸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매우 불안한 듯이 말하면서도 눈동자 속에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도심에 있는 일류기업이라면 채용 면접에서 그 사람의 실적이나 기술 레벨, 인간성을 보겠지만, 우리같은 회사의 채용 면접에서 그런 짓을 하면 채용할 사람이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강한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는 딱 맞는 사람이었다.
얼마간 불안은 있었지만 내 사람 보는 눈을 믿고 파트타이머인 창고 작업원으로 채용하고 이틀 후부터 일하기로 했다. 출근 당일, 정말로 출근할지 어떨지 왠지 나까지 두근두근하면서 회사에 가보자 거의 샤우팅에 가까운 레벨로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날부터 그는 10년 경력의 히키코모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창고 안을 종횡무진 달리면서 어떤 일이든 열심히 임하는 자세에 회사내의 평가도 아주 높았다. 처음 월급을 받는 날에 그는 내게 일부러 찾아와서 감사 인사를 하며 가족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갈 거라며 기쁜 듯이 말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났을 때 그가 내게 매우 긴장된 표정을 짓고 찾아왔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내게 긴장한 표정을 짓고 오는 직원은 거의 100% 퇴직서를 가지고 왔다. 이봐, 모처럼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회의실로 데려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안해하면서도 그는 “매일 충실한 직장생활을 하니까 너무 즐겁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그러니까 정직원으로 채용해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상담을 했다.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울어버릴 정도였다! 그 자리에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정직원으로 등용을 결정했다. 그 후 정직원이 된 그는 점점 더 활기차게 일하게 되어 창고에 관한 일이라면 그에게 물어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 어느 날 회사에 어떤 여성분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직 히키코모리인 그 직원에 대해 할 말이 있으니까 내게 직접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그의 어머님이었다. “그가 우리 회사에서 일하게 된 뒤부터 집안에서도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라고 울면서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딱히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나까지 기뻐서 울었다. ‘사람을 고용하는 일은 이런 일이구나.’라고 배우게 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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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로 사는 삶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 그들 자신도 알고 있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하지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른다. 누군가 손 내밀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좋겠지만, 방안에만 숨어 있기 때문에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다 ‘내가 세상에 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걸까?’라는 생각에 지배당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인생을 한 방에 바꾸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최악의 현실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지나온 과거가 불러온 결과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은둔형 외톨이는 최악이다. 개선의 여지 없이 최악의 상황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 청년에게는 천운이 따랐다고 봐야 할 지도 모른다.
청년은 기회를 잡았을 때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가 쌓여서 정직원이 되었다. 청년은 열심히 일하는 게 몹시 행복해 보인다. 사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이유 대부분이 연속된 실패로 인한 깊은 좌절감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작은 성공이다.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좋다. ‘제시간에 출근하기’, ‘첫 월급 받기’, ‘직장 동료에게 인정받기’. 이런 작은 성공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삶에 활력을 부른다. 인생 역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 몹시 힘든 상황에 놓여 있고, 그로 인해 무기력에 빠져있다면, 작은 성공을 찾아보길 바란다. 모든 인생이 찬란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성공을 가져가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불행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에서 행복을 찾아서 꾸준히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니 나를 위한 성공, 나를 위한 행복을 찾아보자. 그걸 이루어나가다 보면 언젠가 인생은 역전되어 있을 것이다.
덧. 은둔형 외톨이임에도 청년의 자질을 알아보고 고용한 인사 담당자가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인재를 알아볼 줄 아는 경영자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참고 : 10년 경력의 히키코모리를 채용한 회사 썰.jpg,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