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결정적 태도

실패는 나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일 수도 있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커다란 실패를 경험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리고 성공하고 난 뒤 과거의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입처럼 말한다. 그래서 많은 자기계발서가 실패를 성장의 시작으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학습과 탐구의 과정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가슴으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실패는 너무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단지 실패를 나쁘게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만이 아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실패하면, 그때 느끼는 좌절감, 절망감, 무력감은 절대 쉽게 넘기기 어렵다. 실패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런 본능적인 인식에 저항하는 일인 셈이다.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진실로 행할 수 있는 일이다.

 

무언가 가슴으로 느끼기에 이야기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또 없다. 그래서 실패를 극복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실패를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규모 면에서도 역대급이지만, 극복하는 과정 면에서도 역대급인 이야기다. 인류가 ‘실제로’ 마주했던 우주 재난을 다룬 영화 <아폴로 13>이다.

 

 

달 탐사는 정말 엄청난 일이지만, 아폴로 13호는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첫걸음의 영광은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에게 돌아갔고, 아폴로 12호도 무사히 달 탐사를 마치면서, 미국인들에게 달 탐사는 일상 취급을 받았다. 나사의 초특급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팀워크도 삐걱댔다. 아폴로 13호는 고작 일주일 전에 팀원을 교체해야 했다. 예비팀이었던 듀크가 홍역에 걸렸는데, 그에게 전염되었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홍역에 면역이 없었던 매팅리까지 제외했던 것. 결국 새로운 팀원과 겨우 7일 동안만 호흡을 맞춰볼 수 있었다.

 

 

어찌 됐든 발사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세상이 관심을 갖든 말든 아폴로 13호는 달을 향해 출발했다. 그렇게 우주에서 3일을 날아간 후, 아직도 회자되는 역대급 무선 통신이 들려온다.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도 없었다. 모든 장치가 경고음을 내뿜었다. 그때 사령관 짐 러블이 조그만 창문을 통해 우주선에서 기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산소 탱크가 폭발한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고가 터지자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임무는 실패했다. 사령선은 모든 기능을 잃은 채 죽어갔고, 이제 달 착륙선을 구명선 삼아 지구로 귀환해야만 했다. 이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2가지였다. 우선 전력 부족. 연료전지가 기능을 잃으면서 착륙선 배터리에 남은 전력만 사용할 수 있었다. 전력이 없으면 우주선은 그냥 커다란 깡통에 불과했다. 두 번째 문제는 이산화탄소. 우주 비행선은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사용하는데 달 탐사선은 2명만 탑승하도록 설계되었고, 3명의 승무원이 피신하다 보니 이산화탄소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정신을 잃기 전에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우선 착륙할 때 필요한 전력을 남기기 위해 우주선의 모든 장비를 꺼버렸다. 항법 장치도 필요할 때만 켜고 그마저도 어려우면 수동으로 해야 했다. 비행사들은 얼어붙을 정도로 끔찍한 추위를 견뎌야만 했다.

 

다음 이산화탄소 문제. 이 문제 해결이 정말 백미였다. 일단, 사령선의 제거기를 착륙선에 이식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사령선의 제거기는 사각형이었고, 착륙선의 제거기는 원통형이었다. (정부 사업이 다 이렇지 뭐…) 살아남으려면 우주선에 남은 물건만으로 사령선의 제거기를 착륙선에 연결해야만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나사답게 해결책을 알아냈는데, 그 비결은 덕테이프였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도 무사 착륙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여전히 전력은 부족했고, 진입 각도는 계산과 어긋나 있었다. 비행사들은 극도의 피로와 체력 고갈에 시달려야만 했고, 그 와중에도 단 한 번의 실수도 저질러서는 안 됐다. 하지만 그들은 이 모든 문제를 극복했고 결국 지구에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세상은 아폴로 13호의 귀환을 두고 ‘성공적인 실패’라고 평가했다. 원래 임무는 실패했지만, 무사 귀환에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실패 속에서도 성공을 잡을 수 있게 만들었을까? 사실 등장인물 중 어느 누구도 이런 걸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바빴을 테니까.

 

그런데 어쩌면 그 자세가 핵심일지도 모른다. 원래 임무는 실패했고, 우주선은 폭발해서 제대로 작동하는 게 별로 없었다. 사실상 귀환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없는 것은 놔두고, 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 덕테이프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자 실패 속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사람 일은 몰라요. 어떤 일이 당신을 인도해 줄지 말입니다.”

 

사령관 짐 러블은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말 사람 일은 모른다. 다 망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적처럼 반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은 운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포기하면 그 운조차 잡을 수 없다. 어쩌면 운이 없을 수도 있다.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이라 불린다. 그러면 할 일은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끝난 게 아니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른다.

 

<아폴로 13>의 이야기가 가장 위대한 실패인 이유는, 우주적 규모 때문도 아니고, 끝내 성공했기 때문도 아니다. 그 험난한 과정에서 그 누구도, 어느 한순간도 포기를 떠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절망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렇지만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아폴로 13호는 달에 착륙하진 못했다. 하지만 비행사 3명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나간 인간”이라는 기네스북에 올랐다. (지구로부터 400,171km) 그러니까 우리 절대 포기하지 말자. 달까지 닿지는 못하더라도, 인생 어느 순간보다 높이 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