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커뮤니티에 실패한 인생이라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친구가 대학을 정해놓았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 글쓴이는 아직 고등학생인 것 같다. 이런 말 하면 꼰대 같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생은 ‘실패’를 운운하기에는 아직 창창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고민도 많고 앞날이 막막하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말하는 것은 절대 위로나 조언이 될 수 없다. 상대의 고통에 관하여 쉽게 ‘그게 무슨 고통이야’라고 말하면 정말로 꼰대가 된다. 그래서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부정하진 않겠다. 대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실패했다고, 인생 끝나는 건 아니야! 쫄지마 ㅅㅂ!”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화와 복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실패가 확정된 인생’도 없고, ‘성공이 보장된 인생’도 없다. 내신 1~3등급 맞아서 인서울 명문대를 들어가면 창창한 미래가 기다릴까? 명문대여도 이공계가 아니면 취업이 힘든 게 현실이다. 게다가 대학 간판도 힘을 잃어가고 있어서 명문대 졸업장이 빚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 금수저가 차린 가게는 어떨까? 비즈니스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영업 생존율은 5년을 넘어가면 3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망한다는 말이다.
그럼 대학도 포기하고 알바하고 있는 글쓴이의 인생은 어떨까? 만약 글쓴이가 파트 타임으로 하는 일에서 성과를 내서 풀타임이 되면, 명문대 나와서 취업도 못 하는 친구보다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니면 친구들이 대학다닐 동안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공부할 수도 있다. 이쪽이 취업할 확률이 훨씬 높을 수 있다. 확률은 낮지만, 로또 1등에 당첨돼서 인생 한 방에 역전할 수도 있다. 정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인생에 한방 역전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축척이다. 현재가 실망스럽다면, 그것은 실망스러운 과거가 쌓여온 결과다. 글쓴이는 공부를 접었다고 했다. 그 과거의 결과가 실망스러운 현재로 이어진 셈이다. 그래서 인생을 바꾸려면, 실패를 극복하려면, 극복의 시간이 쌓여야 한다. 전문 기술이나 지식을 공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공부는 접고 살았는데, 뒤늦게 공부한다고 쉽고 재밌게 될 리가 없다. 그래서 극복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고, 무척 고통스러운 시간이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목표가 있는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는 경험은 바로 목표를 달성한 마지막이다. 사람들은 특정한 경험을 평가할 때 그 경험이 지속되는 시간을 잊거나 무시하는데, 이를 ‘지속 시간 경시’라고 부른다. 그럼 경험을 평가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최고 또는 최악의 순간을 뜻하는 ‘절정’, 그리고 ‘마지막’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절정-대미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고진감래’라는 말의 심리학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우리는 꿀 떨어지는 마지막을 기대하며 고통의 순간을 참아낼 수 있다.
그러니 인생 망했다고 좌절하지 말자. 망했다는 걱정이 든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면 된다. 성공은 빠르거나, 느리거나 상관하지 않는다. 타인의 기준으로 성공의 시기를 결정하지 말자. 내 인생의 타이밍은 내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어쩌면 느리게 성공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결국,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실패했다고 쫄지 말자. 대신에 최후에 웃는 자가 되자.
덧. 저딴 소리나 하는 친구들에게 복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저 친구들보다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그러니 꼭 성공하자!
참고 : 친구들이 제일 실패한 인생이래 나 ㅋㅋㅋㅋ,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