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리더는 과연 얼마나 될까?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 잘하는 리더는 생각보다 없고, 거기서 한 차원 더 높은 레벨인 존경받는 리더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우선 리더는 어떤 그룹의 최종 책임자이다. 단순히 리더가 되기 전에 잘했던 일의 범위를 넘어서 리더의 의미대로 조직을 잘 이끄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이게 정말 어려운 이유는 제대로 된 리더십 훈련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론을 배워도 조직원의 특성이나 일의 맥락이 조금만 바뀌면 배운 내용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더는 팀원들에게 욕먹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상황이 복잡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각론보다 핵심적인 철학이 중요하다. 어떤 덕목을 함양해야 욕먹지 않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1. 일관성
리더는 실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방향을 지시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결국, 리더의 핵심 역량은 일의 시작과 끝에서 가장 많이 발휘된다. 따라서 시작을 했으면 자신이 정한 계획을 따라 일관성 있게 행동해야 조직원들의 스트레스가 확 줄어든다. 분명히 리더가 명확히 지시한 내용이 있는데, 결과가 조금 나쁘게 돌아간다고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책임을 실무자에게 전가하면, 그것은 진짜 최악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2. 상황 파악
상황은 언제나 바뀐다. 그렇다면 전략도 그에 상응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착각해서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형적인 무능한 리더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관성은 중요하다. 그래서 계획의 큰 부분이 바뀔 때는 명령이 아니라 먼저 설명을 해야 한다. 사실 모든 실무자는 갑작스럽게 새로운 일로 전환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뀐 현실을 이전보다 더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최대한 팀원들을 납득시킨 후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훌륭한 리더이다. 리더가 맥락을 잃지 못한다면, 이것은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선장과 똑같다. 눈뜬장님이 따로 없다.
3. 학습능력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는 리더는 무조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실무자일 때는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되지만, 리더는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야 하고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학습능력은 리더의 덕목 가운데 핵심 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학습능력이 없으면 맥락을 파악해서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려고 해도 그럴 방법이 없다. 리더가 학습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혜택은 조직원에게서 얻는 신뢰이다. 꾸준히 성장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공부하는 리더를 과연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사실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자기와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학습한다면 그것만큼 건설적인 압박도 없다. 이런 압박 속에서 능동적으로 함께하는 조직원이 바로 차세대 리더 후보이다.
4. 소통능력
리더의 핵심 역할은 조율이다. 우리는 언제 조율이라는 말을 쓰는가?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출 때 조율이라는 말을 쓴다. 악기가 제대로 조율되려면 작업하면서 소리를 확인해봐야 한다. 듣지 않고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업무의 조율도 똑같다. 결국, 리더는 조직원의 이야기를 먼저 경청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글프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소통 없이 “까라면 까”라는 왜곡된 리더십인 ‘딕테이터십(dictatorship)’이 판치고 있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 “나를 따르라!”라고 외치기 전에 왜 따라야 하는지 설명하고 소통하면 더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따른 것이다. 사실 소통만 잘해도 리더로서 크게 욕먹을 일은 없다. 노파심에 꼭 말하고 싶은 것은 또 소통한답시고 회식에서 술 마시며 이야기하지 말라는 점이다. 이런 걸 진정한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리더는 고문관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은 ‘업무적’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