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직속상사가 진심 존경스러워 보였던 적이 언제였나? 아마 이 질문을 던졌을 때, 선뜻 언제 어디서 어떤 사연으로 직속상사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는 말을 듣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직속상사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함께하는 동안 부모님보다 더 많이 보고, 연락하는 사람이다. 실무자와 그것을 평가하는 자이 간극을 좁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직속상사는 웬수(?) 같지만 않으면 다행이랄까. 한 커뮤니티에 이런 사연이 올라왔다.
대형마트에 있는 반려동물숍, 그런데 새로온 부장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관상어의 종류를 확 늘려버린 것이다. 평소 손님이 없어서 물건을 적게 들여왔었는데, 이게 웬일. 직원 입장에선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댓글도 이렇게 달렸다.
그런데 반전은 그 다음부터다.
오전 매출 최대치를 찍었다고 했다. 생각만 바꿨을 뿐이었다. 어차피 살 사람도 없고, 대형마트에 애완동물숍이 있다는 것만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부장은 ‘그동안 팔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고 본 것이었다. 당장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마트를 찾는 고객의 시선을 끈다면 자연스럽게 구매나, 향후 구매 계획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 댓글도 부장님의 판단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부장님은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의 연령대를 먼저 파악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연령대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상품을 집중적으로 어필한 것 같다. 앞으로 이 대형마트 애완동물숍이 어떻게 될 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글쓴이는 앞으로 ‘일 잘하는’ 부장님 밑에서 제대로 장사 노하우를 배웠으면 좋겠다. 좋은 직속상사를 만난 건 일생일대의 성장 기회다.
참고 <부장놈이 부장님이 된 사연>,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