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한국인이 간만에 연락할 때 매너

 

기술은 발달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발전하고 있는지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최근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나이 든 한국인이 간만에 연락할 때 매너”라는 카톡 캡처가 이슈가 되었다. 정말 웃프게도 오랜만에 인사를 건네면서 ‘종교권유X 결혼식X 장례식X 옥장판X’라는 부가적 설명을 함께했다. 댓글은 더 웃프다. 보험, 정숙, 보증, 영양제 때문에 연락했을 것이라는 풍자적인 댓글이 지배적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연락을 안 하다가 당장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해서 저런 것이 매너라는 말이 나왔을까? 누구나 알고 있다. 안부 문자 하나 보내고 전화 한 통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정말 바빠서 그럴까? 일단 나이 든 분들이면 은퇴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 내 짧은 생각에는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왜 대화에 익숙하지 않을까? 진정한 대화를 해본 경험이 생각보다 드물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관심사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지금 젊은 세대 대부분도 만나면 가십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소모적으로 시간 때우기 식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20대 시절에 그런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막상 대화에서 ‘우리’라는 존재가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텅 빈 대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만에 연락하면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게 건강한지 여부를 빼고 딱히 물어볼 것이 없기 때문에 연락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20대 때 많은 사람과 어울리고 활동하고 술을 마셨다. 그래서 연락처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 넘쳤다. 하지만 이제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도 몇 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진짜 바빠서 못했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다. 그래도 정말 가까운 친구들은 몇 년 만에 연락해도 전혀 서먹하지 않고 할 말도 많았다. 그들이 무엇을 걱정할지 또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알기 때문에 대화할 주제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위의 카톡 캡처는 단순히 나이 든 세상의 웃픈 해프닝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가 든다. 그런데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과 텅 빈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지 않는다면, 나이 든 사람의 연락 매너를 보고 낄낄거리며 웃었던 여러분이 똑같은 카톡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모두 가까운 사람과 서로를 알아가는 깊은 대화를 나눠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참고 : 나이 든 한국인이 간만에 연락할 때 매너.jpg,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