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승무원이 말하는 한국인의 특징.JPG

한국인은 빨리빨리가 문화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한국에서만 살아서 얼마나 빠른 건지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 관공서 직원이 나무늘보로 나오는데, 그렇게 느끼는 거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서 그다지 문화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공감을 크게 했지) 그래서 도대체 한국 사람이 어디가 얼마나 빠른 걸까 궁금했었는데, 이런 궁금증을 말끔히 해결해 줄 게시물을 한 커뮤니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한국은 빨리빨리 천국인 것 같다. 배달 음식도 엄청 빨리 오고, 택배는 하루도 안 걸리는 경우도 많다. 웬만한 업무는 온라인, 자동화로 바뀌어서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도 원클릭이 대세가 되는 등 빨리빨리가 불러온 삶의 질 향상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과거에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너무 빨리빨리만 추구하다 보니 디테일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결국 전체적인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걱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물론 빨리빨리 한다고 대충대충 하면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장인정신을 발휘해 한땀한땀 정성을 다하면 너무 늦어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는 빨리빨리와 한땀한땀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와 관련하여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필요한 정보의 약 70%를 얻게 되면 대부분의 사항을 결정해야 합니다. 90%까지 기다리면 결정이 늦어집니다. 또한 잘못된 결정을 빨리 인식하고 바로잡는 데 능숙해져야 합니다.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하더라도 진로를 올바르게 수정한다면 시행착오의 비용이 생각보다 덜 들어가니까요. 반면 결정이 느려지면 치러야 할 대가가 상당히 커집니다.”

 

 

역시 실력은 디테일과 균형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빨리빨리를 위해 아마존은 70% 정보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아마 그 비율은 분야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핵심은 경험적으로 또는 실험적으로 오판의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드는 구간을 찾아내고, 그 이상의 정보를 획득했다면 지체없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물론 일정 확률로 그런 선택이 ‘성급한 결정’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성급한 결정의 실패 비용’이 ‘느린 결정의 실패 비용’과 별 차이가 없다면 빠른 판단이 가져올 추가적인 이득(선점 효과 등) 을 기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 사회에 가장 적합한 국민성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빨리빨리가 빛을 발하는 시대가 찾아오고 있다. 이런 장점을 계속 키워나가면서, 실패에 대처하는 효율성까지 겸비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21세기에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대한민국 화이팅이다!

 

덧. 한국의 국가 코드는 82라고 한다… 소름…

 

참고

1) 웃긴대학, 외국승무원이 말하는 한국인의 특징.jpg
2) <베조스 레터>, 스티브 앤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