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두렵습니다. 가족에게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을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먼 미래까지 생각하며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특히 심적으로 힘들 때마다 심할 정도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사는 것 자체가 무섭고 두렵습니다. 매일 밤 뜬 눈으로 새벽까지 잠 못 이루다가 지쳐서 잠들거나 아예 밤을 새워버립니다. 끊임없이 불안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마음속의 괴물들에게서 벗어나는 데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 마음속에는 자기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늘 논평이 이어지고, 다양한 판단과 평가, 도움이 되지 않는 비교를 계속 쏟아 낸다. 좋은 소식은 자기가 원치 않는 제한적인 생각에 대응하는 방식과 관련된 심리적 힘과 근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온갖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때마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생각, 감정, 충동을 비판단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감정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감정을 객관화한다
자신이 느끼는 힘겨운 감정을 사물이라고 가정해 보자. 액체인가, 고체인가, 기체인가? 얼마나 큰가? 가벼운가, 무거운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가? 색은 투명한가, 불투명한가? 뜨거운가, 차가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감정을 객관화하는 과정은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그냥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옷장 구석에 쓰레기를 감추는 것처럼 불편한 감정을 계속 회피하면 감정에 삼켜진다. 감정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비록 불편해도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2) 일상적인 감정 공간을 찾는다
매일 5분씩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이 과정은 해결되지 않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 준다. 자기감정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날마다 작은 감정적 공간을 허락하는 건 자신의 감정과 실제적인 접촉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3) 깊숙이 숨을 들이마신다
원하지 않는 강렬한 감정이 느껴질 때, 한 손은 심장에 얹고 한 손은 배에 얹으면 놀라울 정도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종종 감정이 너무 격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져 눈까지 욱신거릴 정도가 되면, 호흡이 얕아진다. 가슴과 배가 들썩일 만큼 크게 숨을 쉬어서 호흡에 따라 손이 위아래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게 느껴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심호흡을 하면 몸의 안전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4) 싸움을 중단한다
원치 않는 감정을 느낄 때마다 맞서 싸우지 않아야 한다. 감정과 싸우는 것은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과 같다. 이런 투쟁을 중단하고 이 싸움이 시간과 에너지 자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자. “아, 또 싸우기 시작했네. 그런 싸움은 집어치워”
5) 감정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원치 않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최선을 다해 알아보자. 그런 감정을 좋아하거나 바랄 필요는 없다. 그냥 마음이 얘기하는 이 감정의 의미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않고, 몸속에 물리적으로 있는 것처럼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감정이 어수선한 상태로 내버려 두는 것만으로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 의도적으로 다르게 행동한다
우리 대부분은 원치 않는 감정을 느낄 때마다 취하는 특정한 행동이 있다. 어떤 사람은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할 일을 미루거나 계획을 취소한다. 또 어떤 사람은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고 초콜릿을 먹거나 넷플릭스를 몰아서 보거나 일정을 과도하게 많이 잡는 회피 행위를 한다. 감정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의도적으로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바쁘게 지내면서 사방에 주의가 분산된 사람이라면 다른 오락거리를 찾기보다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반대로, 평소 이불에 들어가서 그 감정에 완전히 짓눌린 채 지내는 사람이라면, 5분 동안 원치 않는 감정을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평소와 다른 행동이 될 수 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순간 자기 마음속에 생긴 감정이나 느낌에 집중하자. 그 감정에 대해 자기 마음이 ‘이건 너무 심한데’, ‘이건 없애야겠어’, ‘이건 나쁘네’ 같은 판단을 내리거나 꼬리표를 다는지 관찰하자.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최대한 자세히 묘사하자. 자신의 감정과 감각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귀를 기울이자. 이 감정을 받아들이기 위해 호흡에 집중하면서 이런 감각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신체 부위를 중심으로 호흡하고, 호흡할 때마다 그 부위의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지 살펴보자.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건강과 몸매를 유지하려면 식단과 운동 계획을 지켜야 하듯이, 이것도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에 의지하는 연습을 많이 할수록, 감정에 압도되는 일이 차차 줄어들 것이다.
“자유는 누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일궈야 한다.”
참고: 《작은 것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