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통증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사회적 고립이 만연해 있고 패스트푸드, 소셜 미디어, 좌식 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불확실성과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 사회는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 아니다. 정확히 단기 스트레스가 그렇다. 우리의 원시 시대 조상은 초원에서 사나운 짐승과 맞서 싸워야 하는 환경에서 살았다. 코뿔소가 풀숲에서 튀어나와 돌진해올 때 창을 들고 싸우거나 도망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단기 스트레스는 투쟁 – 도피 반응을 일으켜 위기의 순간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한다. 그래서 수 천 년 동안 인간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인은 코뿔소의 공격을 받을 일이 없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중요한 면접이나 공개 연설을 앞두고 이런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한다.
스트레스도 통증처럼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건강상으로 문제가 되고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제일 먼저 신경계가 반응한다.
투쟁 – 도피 반응은 무의식적으로 뇌의 편도체가 위험을 인식해서 촉발된 것이다. 뇌가 위험을 인지하는 순간, 그 경고 신호가 뇌의 통제 영역인 시상하부를 통해 두 번째 신체 체계인 내분비계를 자극한다.이때 시상하부가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며 위급 상황임을 몸 전체에 알린다.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혈액 내에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몸이 위급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한다.
뇌는 맞서 싸우든 도망치든 폭발적인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통증을 인식하지 않는다.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신체 체계는 면역계다. 조직 손상이 일어나면 면역계가 발동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손상된 조직에서 배출된 염증 분자가 면역 세포를 불러들여 잠재적 병원체와 전투를 벌인다. 이 염증 분자는 통증을 더욱 잘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