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나눌 때 제일 마지막에 뽑히는 순간이나 기대하고 있던 행사의 초청을 받지 못하는 순간처럼 사람들에게 거부당할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 느껴진다. 사회적 통증은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인간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현상이고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사회적 통증은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다.
연구 결과, 소외, 고립감, 외로움 등 사회적 통증을 많이 느낀 사람일수록 통증을 일으키는 물리적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불쾌감을 더 많이 느낀다. 물리적 통증과 사회적 통증은 신경학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영역이지만 고통의 본질을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다. 통증은 위험을 피하고 안전한 상태로 이르게 하는 신체의 보호 반응이다.
뇌는 우리가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도 생존에 잠재적 위협이 된다고 인식한다. 사회적 통증 중 하나인 외로움은 현대인에게 삶을 망가뜨리는 질병으로 자리잡았다. 외로움은 흡연보다 위험하고 우울증과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며 전염성이 강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외로움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은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죽음에도 이르게 한다. 통증이 외로움을 낳고, 외로움이 통증을 낳는다. 우리는 통증이 있으면 신체를 덜 움직이고, 두려움이 커지며, 우울감과 피로감이 높아진다.
시간이 갈수록 사회 활동이 줄어들고 바깥세상과 단절되며 사회적으로 점점 더 고립된다. 사회적 고립은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외로움이 통증을 낳고, 통증이 외로움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있는 시간만큼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 신체와 삶에 대한 통제권과 지배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통증이 있으면 그 지배력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고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사회적 유대는 모든 통증에 진통제 역할을 한다. 무엇이든 팀워크를 요구하는 활동을 하면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되어 통증을 감소할 수 있다. 음악 또한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구성원들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여러 사람과 화음을 맞춰서 노래해도 좋고 자기 방에서 혼자 노래를 따라 불러도 좋다. 음악은 그 자체로 좋은 치유제가 될 것이다.
웃음 또한 통증 완화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사람들과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대화하면서 즐겁게 웃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만성 통증을 잠시 완화할 수 있다. 노래, 춤, 운동, 종교 활동은 사람들과 긍정적이고 규칙적인 유대관계를 맺게 하면서 약물보다 좋은 진통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단순한 친구 관계를 맺는 방법도 통증을 다스릴 수 있다.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통증만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의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산책, 카드게임, 뜨개질 등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활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힘을 주고 공감을 표현하는 물리적 접촉은 강력한 진통제가 된다.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은 고통에 처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혈압, 면역계,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타인을 향한 따뜻하고 열린 마음을 갖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통증은 사회적이다. 외롭고 소외되고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은 거의 반드시 통증이 악화한다. 마음이 공허하고, 외로운 감정은 추상적 개념 같지만 실제로 통증의 육체적, 정신적 경험을 더 나빠지게 만든다.
통증은 안전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가라앉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심해진다. 우리는 통증의 원리를 이해하며 약자와 소외 계층을 살피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 통증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친다.
참고: 《고통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