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 중 하나가 ‘자동화’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업무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두려운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 왜 자동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간단하다. 그게 더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저 24시간 내내 지속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고비용이 요구되지만, 일단 갖춰 놓으면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양도 획기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엄청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그 좋은 방법을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지 말란 법이 있을까?
흔히 자동화라고 하면 로봇, 인공지능, 매크로 따위를 떠올리지만, 그런 것만이 자동화는 아니다. 자동화의 본질은 반복적인 업무를 저절로 굴러가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술보다 절차가 더 중요하다. 지금부터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일하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자기 자동화
자기 자신을 자동화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 하자면 루틴, 리추얼(ritual), 습관 같은 것들이다. 예컨대 구체적인 순서를 생각하며 샤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단 물을 틀면 일사천리로 샤워가 진행되며, 우리 몸이 알아서 구석구석 씻는 동안 마음은 자유롭게 다른 생각을 떠올린다. (그래서 샤워가 대표적인 ‘아하!’의 순간으로 꼽히기도 한다) 자기 자동화는 이런 접근법을 삶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보고 답장한다거나, 소셜 미디어 알림을 확인하거나, 스케줄을 확인하는 일은 대부분 중요하지도 않고 번거로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종일 신경 쓴다면 인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아예 관심을 끊으면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그래서 업무 시작 리추얼을 만들어 이런 일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면 좋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똑같은 행동을 똑같은 순서로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 이메일 수신함을 확인하고 답장한다.
– 밀린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한다.
– 소셜 미디어를 확인한다.
– 해야 할 일과 스케줄을 점검한다.
이러면 불가피한 일에 항상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다른 일에 창조력을 집중할 여유를 얻게 된다. 나아가 반복을 통한 숙달로 일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실수를 방지하는 효과까지 누리게 된다.
2) 템플릿 자동화
업무를 하다 보면 반복적인 작업을 자주 만난다. 똑같은 내용으로 답장을 보낸다거나, 같은 형식으로 PPT를 구성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템플릿 자동화란 이처럼 반복적인 부분을 템플릿으로 만들어 저장한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g메일에는 ‘서명’ 기능이 있다. 보통 이 기능을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자동으로 삽입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꼭 내용에 이름과 연락처만 들어가야 할까? 예를 들면 ‘검토 후에 연락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서명에 템플릿으로 저장하면 비슷한 답변을 해야 할 때마다 편하게 써먹을 수 있다. 문서나 PPT도 마찬가지다. 미리 템플릿을 만들어 놓고 내용만 바꿔주는 식으로 사용하면, 아예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의 50%~100%를 미리 해놓고 시작하는 셈이다.
3) 과정 자동화
과정 자동화는 어떤 작업이나 절차를 수행할 수 있도록 따라 하기 쉽게 작성된 지침서를 가리킨다. 일종의 ‘업무 매뉴얼’이나 ‘체크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신경 써야 할 점은 ‘그 업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완벽하게 수행해낼 수 있도록, 사소한 부분까지 몽땅 작성하는 것’이다. 처음 만들 때는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 놓으면 내가 할 때는 물론, 업무를 위임할 때도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다.
먼저 매주 하는 일 중 작업 지침서가 필요한 일에 무엇이 있을지 파악한다.(발견) 다음은 그 업무에 필요한 사소한 행동까지 전부 기록한다.(문서화) 다음으로 그중에서 제거하거나 간소화할 단계, 순서를 바꿔야 할 단계를 조정한다.(최적화) 마지막으로 이를 직접 시도해보거나, 동료에게 부탁해 테스트한다.(테스트) 그렇게 완성된 작업 지침서를 팀원들에게 알려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공지하면 된다.(공유)
과정 자동화의 위력은 일이 저절로 돌아가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피터 교수는 정맥과 삽입 수술 시 혈액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아주 간단한 5단계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 비누나 알코올을 사용해 손을 씻을 것.
– 살균 소독된 장갑, 수술모, 마스크, 가운을 착용하고 환자의 몸을 살균 소독된 가리개로 가릴 것.
– 가능한 한 사타구니에는 관을 삽입하지 말 것.
– 향균 용액으로 삽입 부위를 소독할 것.
– 사용이 끝난 관은 곧바로 제거할 것.
놀랍게도 체크리스트를 성실히 지킨 병원은 수술 도중 혈액 감염률이 0%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다. 과정 자동화의 진정한 힘은 치명적인 실수를 방지하는 데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4) 기술 자동화
앞서 자동화는 기술보다 절차가 더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기술이 쓸모없는 건 아니다. 무턱대고 기술만 쓰려고 하는 건 잘못이지만, 좋은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면 분명히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메일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메일을 분류할 수 있다. 매크로 프로세서나 단축키 지원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반복하는 행동이나 문구를 단축키에 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온라인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스케줄 관리 어플리케이션 같은 걸 활용할 수도 있다.
단,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절대로 특정 어플리케이션과 결혼하지 마라. 기술은 발전하고, 언제든 더 나은 어플리케이션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될 수도 있다. 이때 언제든 쉽게 갈아탈 수 있어야 한다.
자동화를 내 삶에 확실히 적용하는 마음가짐이 있다. ‘더 쉬운 방법이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고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하는 모든 일에 이 태도를 적용해보자. 자동화를 걱정하지 말고, 자동화를 활용해보자. 그 결과 당신은 초생산성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아홉 가지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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