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은 단순히 시간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 시간을 비용적 측면에서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은 이를 뛰어넘어 돈을 써서 시간을 사기도 한다. 내가 할 일을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위임하기’라고 할 수 있다.
‘위임하기’란 본질적으로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밖의 모든 일을 나보다 열정적이거나 능숙한 사람에게 넘기는 것을 뜻한다. 내가 열정도 없고, 잘하는 일도 아니라면 위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야 내 생산성도 높아지고, 위임받은 사람이 일을 나보다 잘하면 조직 전체의 생산성까지 높아진다.
이때 위임의 수준을 정확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업무에 대한 권한을 어느 수준까지 부여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 ‘위임의 다섯 레벨’을 참고하면 효과적으로 위임 수준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1레벨 위임 (주도권X, 결정권X, 실행권X)
담당자가 딱 내가 요구하는 만큼 업무를 완수해 주길 바라는 것이 ‘1레벨 위임’이다. 1레벨 위임은 필요한 일이 내 머릿속에 전부 그려져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실행에 옮겨주기만 하면 될 때 적합하며, 신입 직원, 막 업무에 투입된 직원, 계약 직원, 가상 비서 등에게 일을 맡길 때 유용하다.
2레벨 위임 (주도권O, 결정권X, 실행권X)
2레벨 위임은 담당자가 해당 사안을 검토 및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나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 담당자가 조사만 해야지, 나를 대신해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그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2레벨 위임은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대신해 정보를 수집해 줄 사람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정도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역량은 필요하지만, 의사 결정까지 맡기지 않는 수준이다. 이 정도만 위임하는 것으로도 꽤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3레벨 위임 (주도권O, 결정권O, 실행권X)
3레벨 위임에서는 담당자가 어떤 사안을 조사한 뒤 추천안까지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여전히 나다. 즉, 결정권을 주지만 이를 선택해 행동으로 옮길 권한은 여전히 나에게 있는 것이다. 이때 각 안의 장단점을 보고하고, 그중에서 추천안을 선택한 이유를 보고하도록 하면 좋다.
3레벨 위임은 미래의 리더에게 업무를 위임할 때 활용하면 좋다. 만일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상대방의 의사 결정 능력을 알아볼 안전한 기회도 된다.
4레벨 위임 (주도권O, 결정권O, 실행권O)
4레벨 위임은 담당자가 선택안들을 평가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직접 실행까지 한다. 나에게는 그 뒤에 결과를 보고하기만 하면 된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진행 상황을 계속해서 보고해 주세요.” 정도면 충분하다.
4레벨이 되면 ‘나를 복제하는 수준’의 위임에 가까워졌다고 보면 된다. (상당히 신나는 일이다) 따라서 이제 막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을 대상으로 활용하면 좋다. 나를 대신할 리더에게 일을 위임하는 것이다. 또는 비즈니스에 필수적이지 않거나 결과에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는 일일 경우 바로 4레벨 위임을 하는 것도 좋다. 예컨대 고객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발송의 경우 비서에게 4레벨 위임을 해도 무방하다.
5레벨 위임 (보고X)
4레벨 위임에서 보고의 단계까지 빼버리면 5레벨 위임이 된다. 업무에 관한 모든 권한을 담당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나를 복제하는 단계를 완성한 셈으로 위임하기의 진정한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다.
내 업무를 위임해도 좋겠다고 확신할 수 있는 인물이 있을 때, 또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지만 결과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업무의 경우 5레벨 위임을 하면 된다.
‘위임의 5레벨’은 ‘위임하기’ 자체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다. 이를 조직 전체가 숙지하고 있으면, 조직의 의사소통 속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젝트는 이과장이 맡아주세요. 위임 레벨은 3입니다.”라고만 말하면 업무 진행 방식을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언제 어떻게 어떤 내용을 보고할지, 최종 결정권자를 호출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즉, 위임의 5레벨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단, 위임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냥 맡긴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위임하는 사람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그때는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게다가 담당자가 나보다 해당 업무를 더 잘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일을 적극적으로 위임한다. 제대로만 이뤄지면,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성과를 얻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아홉 가지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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