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이병헌에게 요구한 감정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로 열 받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내가 열심히 노력한 일을 누군가가 재능으로 ‘퉁’쳐버리는 경우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더 잘하는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려면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돈을 버는 프로의 세계라면 더욱 그렇다.

 

다음은 <악마를 보았다>에서 감독이 이병헌에게 요구한 감정이라고 한다.

 

 

 

 

 

이병헌은 요즘 자타공인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댓글 반응도 좋았지만, 역시나 재능론이 나온다. “재능이 뛰어나다. 천재다.” 나는 운이 좋게 한 다리 건너서 이병헌 배우의 지인을 알고 있다. 그의 말로는 이병헌이 정말 지독하게 노력한다고 한다. 그래서 말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비주얼이 뛰어난 남자 후배들에게 늘 연기 연습 좀 더 하라고 충고하라고 한다. (지인이 없어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는 게 이병헌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진짜 얼마나 노력했을까?)

 

세상에는 여러 가지 모욕이 있지만, 누군가의 노력을 재능이라고 단정 짓는 것도 피나는 노력을 한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모욕이 될 수 있다. 나도 최근에 특정 분야에서 조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니 몇몇 사람들이 내가 그 분야에 타고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고, 정말 힘들 때는 우울증약까지 복용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종 결과와 겉모습만 본 사람은 내가 걸어온 길을 완전히 무시하고 쉽게 재능론으로 결론을 내린다.

 

한 번은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A부터 Z까지 설명한 적이 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그렇게 노력하는 것 또한 재능이다.”라는 말이었다. 그다음부터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무시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누구나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특히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프로라면 최고가 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그것이 단순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의 인생에는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고도 여전히 재능론을 맹신한다면 딱히 해줄 말이 없다. 그냥 힘든 세상 잘 이겨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할 뿐이다.

 

참고 : 감독이 이병헌에게 요구한 감정,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