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성공으로 바꾸는 힘은 습관으로부터 나온다.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똑똑한 삶을 살고 싶다면 독서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게 습관이 몸에 배면 그것이 내 정체성이 되고, 그렇게 정체성이 바뀌면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그런데 습관에는 함정도 있다. 한 가지 습관만 반복하다가 다양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그 운동만 계속하면 특정 부위의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래서 기왕이면 전신 운동을 하던가, 다양한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이는 독서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위해 독서하는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게 바로 ‘남독’이다. 남독이란 특정 주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풍부하고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나, 자기 분야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남독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 당신은 까칠해지고(비판적 사고), 엉뚱해지며(창의적 인간), 겸손해질(세계의 확장) 수 있다.
그럼 어떤 분야의 책을 남독하는 게 좋을까? 나는 다음 3가지 이유를 들어, 남독을 할 거면 소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1) 진입 장벽이 낮다
최근 <섀도우 앤 본>이라는 판타지 소설을 읽었다. 아마 평소의 나였다면 읽지 않았을 장르의 책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일단 책을 펴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매혹적이고 압도적이며 생생하다.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 USA 투데이에서 극찬한 대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새롭게 개척할 때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시작부터 어렵게 접근했다가 중도에 포기해버리면 그게 최악이기 때문이다. 남독으로 소설을 지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때때로 어려운 소설도 있지만, 소설은 기본적으로 독자가 재밌게 읽기를 바라고 쓰인다. 또한 대중을 대상으로 쓰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래서 남독을 시작하겠다면, 쉽고 재밌게 소설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2) 사회적 지능을 높여준다
많은 연구가 소설을 읽으면 공감 능력이 발달하고 사회적 지능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심지어 완전히 새로운 문화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토론토대학 심리학 교수인 케이트 오틀리는 이렇게 말한다. “픽션을 자주 읽은 사람은 타인의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나아가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죠.”
다시 <섀도우 앤 본>을 예로 들자면, 이 책은 기존 판타지 소설과 달리 러시아와 동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들은 쓰는 도구도 다르고, 마시는 술도 다르고, 무엇보다 성격도 판이하다. 이런 문화적 차이마저도 이야기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주인공이 여성이라 남성 독자인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해줬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관계에 집중하며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내가 기존에 몰랐던 인간관계의 측면을 알게 해주었다. 인간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을 통해 사회적 지능을 높이는 데는 소설만 한 게 없는 셈이다.
(종종 뉴스를 보면 사회 엘리트 계층에 속한 전문인들이 비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갑질과 만행을 저지르는 걸 접할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도대체 뭘 보고 배웠길래 저 모양이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마 전문인들은 자기 분야 공부를 정말 많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인간적인 면을 기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들이 공부를 위한 책만큼 소설도 읽었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3) 강력한 시뮬레이션
논픽션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이것이 인생의 정답’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이 담겨 있다. 하지만 소설은 논픽션과 달리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상황을 제시한다. 그 속에서 인물이 어떤 심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는지,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저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따라서 소설에는 실패도 있고, 후회도 있다.
<섀도우 앤 본>에는 주인공이 배신당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믿었던 사람, 믿고 싶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경험은 쓰라린 실패와 후회를 남긴다. 아마 현실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다면, 나는 크게 좌절하거나 고통에 몸부림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은 간접 체험이다. 즉, 소설은 리스크 없이 실패와 후회로부터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심지어 결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때 겪어야 할 고통까지도 생생하게 전달한다. 논픽션이 지식을 배우는 책이라면, 소설은 그 지식을 시뮬레이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당신이 남독 리스트에 반드시 소설이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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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드라마 <도깨비>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