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부자’가 되기 위한 내 몸 투자법

 

문득 어릴 적 TV에서 보던 만화 중에 ‘요리왕 비룡’이 떠올랐다. 만화의 스토리는 비룡이 그와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 전역을 돌며 내로라하는 사람들과 요리 경연을 펼치며 ‘최고 요리사’로 성장해나가는 거다. 이 만화의 웃음 포인트는 요리 경연을 지켜보는 사람들과 심사위원(?)들의 시식 타임이다. 주인공이 내놓는 음식 한 접시에 취하고, 한 입 넣자마자 온몸의 전율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만끽한다. 과거의 말 못 할 마음의 상처가 있던 이들은 그 상처까지 치유가 된다. 당시엔 ‘저건 만화 속 이야기니까 가능하다’라고 웃어넘겼다. 세월이 오래 지난 지금, 만화 속 오버액션이 오버가 아니었음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바로 세계적 채식주의 식이요법의 권위자 중 한 사람인 닐 바너드의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과학으로 얽힌 음식, 호르몬, 건강의 삼각관계’ (원제: Your Body in Balance; The New Science of Food, Hormones, and Health)를 통해서다.

 

 

세계적인 채식주의 식이요법 권위자답게 저자는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순히 식물에게선 우리 몸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콜레스테롤’이 없고 ‘살찔’ 걱정이 없다는 것만 강조하는 게 아니다. 평소엔 소홀히 여기기 쉽다가 아이를 갖기를 원할 때나, 완경(完經: 폐경 순화 표현) 등 갱년기에 이르러서야 심각성을 인지하는 ‘성(性) 기능 장애’나 혹은 암(癌) 진단 등을 받고 나서야 ‘아차, 진작 좀 챙길걸’이라며 후회하며, 이것들을 극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든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기 위한 3가지 행동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두말하면 잔소리’는 ‘잔소리’가 아니다. 중요하기에 또 두말, 세말 이어진다.

 

1. 4대 건강식품군을 하루 한 끼는 꼭 챙기자

 

‘몸이 건강한 상태’는 무엇일까? 우리의 몸을 ‘기계’에 비유하자면, 우리의 말과 행동을 주관하는 기관들이 ‘뇌’라는 슈퍼컴퓨터의 명령에 따라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럼 뇌의 명령은 어떻게 전달될까? 바로 ‘호르몬’이라는 화학물질이다. 저자는 체내 ‘호르몬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4대 건강식품군을 식사에 꼭 포함시키라고 주문한다. 4대 건강식품은 과일과 채소, 도정하지 하지 않는 곡물류, 콩류(대두· 완두콩·렌틸콩 등)을 말한다. 이들 식품에는 ‘섬유소’가 있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불필요한 호르몬’을 바깥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반면 동물성 지방의 대표적인 식품군으로는 우유로 대표되는 유제품과 육류 그리고 달걀이다. 동물에게 함유된 지방과 호르몬이 인체에 지속적으로 흡수될 경우, 잉여 호르몬으로 남아 인체 곳곳에 염증과 자가면역질환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혹자는 ‘건강식품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우유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저자는 이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며, 대안으로 콩을 활용한 두유나 곡물류를 활용한 라이스·오트 밀크를 제시한다.

우리는 아침 식사부터 저녁 식사까지 삼시 세끼를 어떻게 챙겨 먹는가? 오늘날만큼 밥상이 변화무쌍한 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팍팍한 일상에 쫓겨 제대로 된 한 끼를 제대로 못 챙길 때가 많다. 시간을 이유로 또는 다이어트를 이유로 한 끼 정도는 거르거나 때우기식으로 넘겨 버리는 게 일상이 됐다. 식사라기보단 허기를 달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식사야말로 우리 몸에 스스로 사랑을 베푸는 가장 쉽고 빠른 행동이다. 행동하기 쉬울수록, 내 몸속에 어떤 음식을 채울 것인가를 보다 더 깐깐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2. 일주일에 2.5~5시간 중강도 운동을 하자

 

저자는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 못지않게 ‘운동’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여기서 운동은 ‘살을 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호르몬 시스템’의 균형을 바로잡았다면, 운동의 역할은 이 바로잡힌 시스템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 책의 본문에서는 일주일에 2시간 30분 내지 5시간씩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을 하라고 소개돼 있다. (이것은 미국인을 위한 체육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른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암 발병 위험도 줄었고, 이미 암을 앓았던 환자들도 새로운 생활습관으로 여생을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일단 가볍게 시작했다가 일주일에 3일 40분씩 걷기를 목표로 차차 양을 늘려나가면 된다. 운동을 한다는 그 자체가 부담이 된다면, 나가서 ‘햇볕’을 쬐고 들어온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어떨까. 알다시피, 햇볕이 몸에 닿으면 피부에서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 역시 우리 몸의 균형을 잡는데 유용하다.

 

 

3. 1·2번을 어떻게든 매일 행동으로 옮기자

 

무엇보다 이 책의 행간에서 강조하는 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지속적인 실천이다. 자신이 아무리 우리 몸에 유익한 4대 건강식품군을 강조해도, 아무리 동물성 지방이 함유된 식품의 유해성을 설명해도 독자가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과거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 때문에 건강이 나빠진 사람이,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다시 건강을 회복했는데 갑자기 닥친 불행한 상황이나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중단했다가 다시 건강이 악화된 사례를 예로 든다.

 

끝으로, 이 책의 핵심은 다름 아닌 ‘균형(Balance)’이다. 이 책의 원제가 ‘In Balance’인데 비해, 번역본의 제목은 ‘불균형’ 바로잡기라는 점이 흥미롭다. 생각하건대, 우리의 판단과 행동은 ‘불균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러 전문가와 여러 책에서 누누이 언급했듯, 인간의 뇌는 언제나 ‘편향’에 빠지기 쉬우니까. 어쩌면 “균형이 잡혔다”라고 자부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불균형을 인정하는 또 다른 말일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모든 주제는 연구가 한창 뜨겁게 진행 중인 분야임을 유념”하라며 “여태껏 온 것보다는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는 뜻”이라고 강조한다. 혹자는 귀에 못이 박힐 것 같은 저자의 ‘채식 예찬’ 역시 ‘불균형’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비만이 질병으로 분류가 된 시대, 육고기와 유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소와 닭, 돼지를 혹사시키는 것이 이슈가 되는 요즘 ‘균형 잡힌 식재료와 식단’의 의미를 스스로 되새길 필요가 있는 건 분명하다. 매끼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 습관으로 내 몸에 제대로 ‘장기 투자’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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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이미지 출처 : ‘요리왕 비룡’, 네이버TV(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