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무력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주로 회피 행위를 통해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회피 행위가 축적되면 결국 더 큰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무력감은 왜 느끼는 걸까? 인생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을 통제하려고 지나치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악순환의 궤도에 빠지게 한다.
좋은 소식은, 이런 회피 행위와 무력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운동하면 근육이 단련되는 것처럼 두려움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응하면서 심리적으로 더 유연해질 수 있다. <작은 것의 힘>에서는 이 기술을 ‘눈가리개 제거’라고 부른다. 두려움을 직시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했던 행동을 눈가리개를 제거하는 행동을 통해 현실을 직시한다는 뜻에서다. 핵심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과 바꿀 수 없는 부분을 정확하게 인정하는 데 있다. 피하지 말고 원치 않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이 눈가리개 기술은 총 8가지로 정리했다.
1.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쭉 적어보자.
종이를 준비하자. 컴퓨터에서 새 문서를 열어도 좋다. 잠시 침묵에 잠겨 자신의 검열되지 않고 여과되지 않은 생각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최대한 많이 적는다.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 상황에 대한 판단과 평가, 쓸모없는 비교를 포함시켜야 한다. 자신의 가장 불안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적는다. 누군가가 이걸 읽는다는 생각만 해도 쥐구멍에 숨고 싶다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적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이렇게 검열되지 않은 생각을 적다 보면, 자기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자유를 얻게 된다.
2. 사실이 아닌 것을 지우개로 지워보자
어떤 상황에 대해서 느끼는 모든 생각을 적어보자. 그리고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 생각을 지워보자. 이 전략의 핵심은 본인의 상황을 스스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적어보고 사실과 자기 생각을 분리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시험에서 탈락했으니 아버지가 나에게 실망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버지가 나에게 실망했다고 말하지 않은 이상 이 부분을 지우는 것이다. 그 사람이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해야만 사실이다. 확인되지 않은 해석이나 가정, 추측은 모두 지워보자. 그러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추측하는 일에 자신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내가 만들어 낸 상상이 아니라 사실에 더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3. ‘하지만’을 ‘그러면’으로 바꿔보자
뭔가를 하고 싶지만, 실패가 두려워 못하겠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뭔가를 하고 싶다’와 ‘실패가 두렵다’는 문장 사이에는 “하지만” 이 존재한다. “하지만” 뒤에는 못하는 이유가 나온다. ‘하지만’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을 때마다 ‘그리면’으로 바꿔보자. ‘그러면’ 문장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될 지에 대한 방법이 나온다.
4.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이 방법은 나의 감정을 ‘나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문장을 바꾸는 것이다. 피곤해, 난 쓸모없는 인간이야, 난 못해, 난 정말 형편없는 엄마야’라는 생각에 빠져들고 있다면, 한 걸음 물러나서 ‘나는 지금 피곤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정말 형편없는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다’로 바꿔서 말하는 것이다. 이건 생각을 없애거나 몰아내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냥 생각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인정하면 그 생각에 맹목적으로 떠밀려 다니지 않게 된다.
5. 생각을 아주 빠르게 반복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40초 이상 같은 단어를 되뇌다 보면 그 단어가 미치는 영향이 전반적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실패라는 단어를 예를 들어보자. 이 단어를 아주 빠른 속도로 40초 반복해보자. 여기서 하고자 하는 일은 우리가 밀쳐내려고 하는 단어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아주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6. 자기 생각을 바보 같은 목소리로 들어보자
스마트폰 앱 가운데 ‘토킹 톰’이라는 앱이 있다. 이 앱에서 내 생각을 말하면 토킹 톰이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그 말을 반복한다. 포인트는 이 만화 캐릭터의 말투가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가벼운 관점에서 내 생각을 들어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트라우마나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같은 모든 심각한 상황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어떤 생각들에는 유용할 수 있다. 불안감과 두려움을 재미로 바꾸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7. 생각을 녹음해서 산책하면서 들어보자
반복적으로 드는 생각을 녹음해보자.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어색하고 불편해서 피하고 싶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큰 통찰을 안겨주는 경험이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을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듣다 보면 약간 어리석게 들리기도 한다. 내가 나에게 하는 이런 엄격한 말들을 다른 사람한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말이 가졌던 힘도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8. 원치 않는 생각을 시각화해보자
어떤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을 때 그 감정을 캐릭터로 만들어 보자. 지금 이 짜증에 색이 입혀져 있다면 어떤 색일까? 소리가 난다면 어떤 소리가 날까? 크기는 얼마나 될까? 작을까, 클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이 실습의 목표는 지금까지와는 평소에는 숨기거나 밀어내는 데 몰두하느라 그 생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없었던 그 감정을 다른 시각으로 그 바라보는 것이다.
<작은 것의 힘>에서는 눈가리개를 벗기는 이 방법을 5분씩 적용해보라고 한다. 일명 ‘5분 탈출’이라고 부르는데 핵심은 그 생각을 억누르지 말고 인정하라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지 않으면 생각은 점점 더 불어나고, 그걸 억누르려고 애쓰다 보면 자기 삶에 악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회피 행위를 하게 된다. 생각을 인정하고 나면, 그 생각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다. 그러면 내가 통제할 수 없던 부분에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집중하는 대상을 바꿀 수 있다. 이 방법은 어떤 상황에서든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방법이 다양해서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전략을 고를 수 있다. 꼼꼼하게 읽으면서 각자에게 맞는 전략을 적용해 봤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에서든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방법이 다양해서 자신에게 효과적인 전략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나를 괴롭히는 데서 벗어나 생각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집중하는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몇 번에 걸쳐 꼼꼼하게 읽으면서 각자에게 맞는 전략을 적용해 봤으면 좋겠다.
출처: 책 <작은 것의 힘> (23장 ‘마음속의 괴물을 억제하는 다른 방법들)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