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효과가 있다는 “멈춰!”, 근데 왜 한국에선 안 될까?

 

 

요즘 인터넷에서 핫한 캠페인이 있다. 학교에서 폭력이나 괴롭히는 행위가 발생할 때 “멈춰!”라고 외치라는 것이다.

 

 

멈춰 프로그램이 핫한 이유는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이 “멈춰!”라고 외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쇼하냐?”라는 소리와 함께 더 심한 일들이 일어질 게 뻔히 보인다.

결국 멈춰 프로그램은 네티즌의 놀림거리가 되어버렸고, 맥락 없이 아무 곳에나 멈춰를 집어넣어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원조는 1982년 노르웨이의 심리학자 댄 올베우스가 창시한 프로그램으로,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이 프로그램 도입된 이후 문제가 50% 이상 감소되었다고 한다. 어째서 노르웨이에서는 효과를 본 프로그램이 한국에 와서는 놀림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노르웨이에서는 멈춰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끈질긴 교육이 이루어졌다. 먼저 노르웨이 아이들은 방관자 효과에 관한 교육을 받는다. 교실 내에서 서열이 만들어지고, 강자가 약자를 조정, 통제, 착취하는 원리를 배운다. 그리고 그런 강자들이 소수라는 점도 배운다. 그래서 방관자가 행동에 나서면 다수의 힘으로 강자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끝에서 나오게 된 구호가 바로 ‘멈춰!’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멈춰!’만 달랑 들고 왔다. 그러니 맥락도 없고, 어이도 없는 캠페인이 된 것이다. 비유하자면 전기 배선도 없고, 전등도 없는데, 스위치만 주고 불이 켜지라고 하는 꼴이다. 아무리 스위치를 딸깍거려봤자 불은 들어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멈춰를 외쳐봤자 문제가 멈출리도 없다.

 

우리는 맥락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맥락에는 대부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발상의 전환 한 방에 모든 것이 해결되면 정말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 발상의 전환 밑바탕에는 변화를 위해 쌓아온 시간과 노력이 맥락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는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한 방에 역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생 역전은 대부분 오랜 시간 쌓아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내가 지금 인생이 바닥이라면, 지금까지 바닥으로 향하는 과거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성공한 인생은, 성공으로 향하는 과거의 노력이 쌓인 결과인 셈이다.

 

그러니 한번 쯤 생각해보자. 과연 내 인생은 어떤 맥락으로 이루어졌는가? 지난 5년 동안 내 삶은 어떤 맥락으로 채워졌는가? 그게 앞으로의 5년을 결정할 것이다.

 

참고 : <이슈 픽 쌤과 함께> 35회, KBS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