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은밀한 취미를 알게 된 여자.jpg

 

 

 

 

 

 

아내가 발견한 남편의 취미 생활은 다름 아닌 20~30만 원이 넘는 고가의 키보드 수집이었다. 그걸 본 아내는 굉장히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키보드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는 것도 놀랍고, 그걸 쓰지도 않고 쌓아두는 것도 이상하고, 무엇보다 그 키보드를 만지며 흡족해했을 남편 모습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난다.

 

아마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보고 많이 당황한 듯하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이해해야 할 것이 많다. 취미 생활도 그중의 하나다.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알아야 할 올바른 취미 생활에 관한 4가지 조언에 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세상에 틀린 취미는 없다

 

윗글을 쓴 아내는 댓글에서 ‘남편이 정상적이지 않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눈물이 나고 혼란스럽습니다.’라고도 썼다. 하지만 취미에 있어서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 왜냐하면 취미에는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이다.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는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말라’라는 말이 나온다. 취향은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에 이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라는 뜻이다. 취미도 취향이다. 좋고 싫은 데는 타당한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모든 취미는 정상이다. 남이 보기에 아무리 이상하고, 심지어 변태적이어도, 그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그 취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세상에 틀린 취미는 없다.

 

2) 나쁜 취미는 있다

 

하지만 나쁜 취미는 있다. 앞서 말했듯이 취미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나쁜 취미다.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에서 밤늦게 노래를 부른다거나 쿵쿵거리며 에어로빅을 한다면 그것은 나쁜 취미가 된다.

 

또한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과도한 지출을 부르면, 그 또한 나쁜 취미다. 아무리 명품백이 좋아도, 그걸 사겠다고 빚까지 져가며 사면 안 된다. 욜로를 외치다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취미 중 하나가 자동차다. 최근 20대 초반에 분수에 맞지 않게 비싼 외제 차를 대출까지 받아 가며 할부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취미도 좋지만, 그게 내 삶을 좀 먹는 일이 된다면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3) 당당하게 소통하자

 

취미를 수용하지 못한 아내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그 전에 취미 생활을 전혀 소통하지 않던 남편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취미에 문제가 없고 당당하다면 혼자서만 즐길 게 아니라 아내와도 소통하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사실 그게 더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하고 나눌 때 얼마나 즐거운지 다들 잘 알 것이다.

 

혹시 취미 때문에 상대가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어느 정도 타당한 이야기다. 이럴 땐 ‘일반인 코스프레’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 정도로 친한 사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 가족에게 취미는 숨길 수 없다. 언젠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숨기지 말고 그냥 드러내자. 또한 취미에 몰두하는 모습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데면데면한 사이라면 일반인 코스프레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족은 당신이 취미에 몰두하는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 모습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어필하자. 몰입하는 사람만큼 멋있는 사람이 없다.

 

4) 꼭 취미를 맞출 필요는 없다

 

사람은 모두 제각각이다. 당연히 취향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취미는 그 사람의 정체성과도 같다. 가장 내밀한 욕망이 드러나는 일인 셈이다. 그런 활동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남편과 취미를 맞춰보려 노력했지만, 다 실패했다고 하는데, 그게 꼭 나쁜 일은 아니다. 사람이 제각각이라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지극히 당연한 일인 셈이다.

 

하지만 취미를 함께 하면 굉장히 많은 이점이 있다. 특히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있어 이보다 좋은 게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맞지 않는 취미를 억지로 따라 할 수는 없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취미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 대신 상대의 취미를 응원하자. 예를 들면 내 아내는 그림 그리기가 취미다. 유화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도 있다. 그래서 아내에게 태블릿 PC를 장만해줬다. 지금 아내는 그걸 가지고 열심히 그림 공부 중이다. 나는 그녀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열심히 감상평과 피드백을 준다. 나는 그림을 완전 못 그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내의 그림 그리기는 열심히 응원한다. 이렇게 상대의 취미에 호응하는 것만으로도 함께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참고 : 남편 방에서 나온 물건인데 컴퓨터에 관심 있으신 분들 꼭 한번 봐주세요, pgr21 (링크)

 

이미지 출처 : 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