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인 줄 알았던 아들이 변했어요

어릴 때 남다르게 똘똘한 아이들이 있다. 뭘 해도 잘하고 학교 성적도 좋고. 그러면 부모는 우리 아이가 신동이 아닐까 내심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뭐든지 잘하는 게 꼭 좋은 걸까? 한 커뮤니티에 아들 걱정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걱정하는 척 자랑하는 글은 아니고, 진심으로 고민이 묻어나오는 글이었다. 동시에 교육과 공부에 관하여 생각해 볼 점도 많아 보인다.

 

 

 

 

 

아들은 언어도 (심지어 영어까지) 수학도 빨리 깨우치고 과학에 관심을 보이는 등 또래치고는 확실히 똘똘해 보인다. 하지만 다방면에 소질을 보이다 보니 쉽게 지겨움을 느끼는 듯하다. 무언가에 빠지며 몰입하는 것은 좋지만, 그게 오래 이어지지 않고 금방 다른 관심사를 찾아가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중학생인 만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나이 때는 이것저것 경험해보면서 자신의 길을 찾는 게 좋다. 그런 면에서 아이에게 공부를 닦달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즐기게 해주는 부모님의 선택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한 것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똘똘한 사람이 아니라 끈기, 다른 말로 그릿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언어를 빨리 깨우치거나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일은 IQ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고 업적을 이루는 것은 IQ가 전부가 아니다. 실제로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IQ와 성공의 상관관계를 파헤치기 위해 초등학생 25만 명을 검사해 IQ가 140~200인 천재 1,470명을 추려내어 이들을 추적 연구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아이큐가 낮아 제외한 집단에서 2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결국 터먼은 IQ와 성취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성공한 사람들은 높은 그릿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릿 개념을 도입한 안젤라 더크워스는 다음 공식을 통해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성취를 이루려면 재능보다 노력이 제곱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직은 중학생이기에 흥미에 따라 여러 분야를 기웃거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성취를 이뤄내려면 끈기와 노력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좀 더 목적의식을 가지고 여러 분야를 탐색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의식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자신의 전부를 쏟아붓고 싶은 분야를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그런 인식이 없으면 금세 흥미를 잃고 게임처럼 보상체계가 뛰어난 자극에 빠질 확률이 높다)

 

똘똘한 아이일수록 더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 똘똘한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세상을 만만하게 봤다가 이도 저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로 IQ가 150이 넘은 아이들의 어른 시절을 추적 조사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생각보다 성공과 거리가 먼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아이의 명석함에 과도한 기대를 품어 공부만 강요하거나, 반대로 너무 아이에게 모든 걸 맡기면, 타고난 재능이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져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똘똘한 아이일수록 끈기와 노력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려주고, 다양한 분야를 의식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도와주도록 하자. 그리고 무엇보다 그 탐구 과정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 그러면 재능에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천재인 줄 알았던 중2 아들의 변천사, 82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