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촌스러워보이는 영어 사용

나는 신조어를 환영한다. 취향상 좋아하기도 하지만, 글 쓰는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일단 언어는 변한다. 그래서 신조어 사용을 두고 ‘세종대왕님이 우시겠다’라고 하는 말은 어처구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훈민정음이 반포되었을 때 세종대왕께서 하신 말씀을 공부 없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신조어는 그러한 변화의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신조어는 시대를 함축한다. 당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것에 관심을 갖는지 알고 싶다면 신조어를 파헤치면 된다. 게다가 신조어 대부분은 입에 착착 붙는다. 아무래도 입소문으로 퍼지는 말이다 보니 입에 착착 붙는 말만 살아남는다. 그래서 신조어를 적절히 사용하면 의미와 소리 양쪽 측면에서 상당히 맛깔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신조어를 긍정하는 나조차 거부감이 드는 게 있다. 바로 외래어 남용이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외래어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퀵서비스, 스마트폰 같은 단어를 억지로 우리말로 순화하면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진다. (국립국어원은 퀵서비스를 ‘늘찬배달’, 스마트폰을 ‘똑똑전화’로 순화하려고 했었다… 하지마…) 그런데 뻔히 우리말이 있고, 잘 사용하고 있는데도 굳이 외래어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걸 쿨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오히려 사대주의적이고 촌스럽게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직관력과 전달력도 떨어진다. 다음의 경우도 그런 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오더메이드가 무슨 뜻인가 했다. 아래 ‘맞춤 소파’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맞춤 생산’을 의미하는 듯하다. 맞춤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가서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주문 생산’이라는 말을 쓰거나 깔끔하게 ‘맞춤 소파를 만드는 이유는?’만 써도 좋았다. 그런데 굳이 ‘오더메이드’란다. 이건 있어 보이기는 커녕 되레 어리석어 보인다. 문제는 광고 문구 등에서 이런 표현이 지치지도 않고 등장한다는 점이다.

 

나는 우리말을 멋들어지게 쓰는 게 우리말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조어를 적극 환영하지만, 무분별한 남용은 거르고 싶다. 되레 둔감하고 어리석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 기깔나게 멋있는 신조어 사용이 무엇인지, 광고 카피라이터를 포함해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최근 본 가장 어처구니 없는 영어남용.jpg,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