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을 선택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보는가? 많은 사람이 ‘성격’이라고 대답한다. 이처럼 성격을 우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성격을 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인데 가치관이나 판단에서 크게 엇갈리면 삶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갈라서거나 참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성격을 우선하는 데 과도한 엄숙주의 한몫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경제력을 우선해서 본다고 말하면 어딘가 속물 같이 느껴지거나, ‘성공하고 나서 만나는 사람들은 뭔가 순수하지 않은 것 같아.’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음 글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는 아는 언니가 약대라는 스펙이 생기자 접근하는 남자도 많아지고, 그 사람들의 스펙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순수한 호감이 없는 걸까? 나는 반대라고 생각한다. 스펙이 좋아졌기 때문에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인생에서 아무런 성취도 이루지 못한 사람과 무언가 성취를 이룬 사람 중에 누가 더 매력적일까? 아무리 잘 생기고 성격이 좋아도 백수로 허송세월 보내는 사람이라면 매력적인 이성이라고 보기 힘들다. 반대로 젊은 나이에 성공을 이룬 사람은 어떨까? 어쩌면 이것도 성격의 문제일 수 있다. 그가 이룩한 성과가 성실함과 사고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능력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랑하는 마음도 없으면서 돈만 보고 사귀거나 결혼하는 것은 속물 짓이 맞다. 그러나 능력 있고 돈이 많아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전혀 속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순수하게 상대의 능력을 보고 호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능력과 성격은 엄격하게 분리하기도 어렵다. 뇌섹남이라는 말이 있는데, 똑똑한 것은 성격의 문제일까 아니면 능력의 문제일까? 나는 이 둘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러니 능력이나 스펙을 갖추고 나서 만나는 사람들이 순수하지 않다고 걱정하지 말자. 자신이 능력자라면 그런 능력을 갖출만한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다. 그러니 당당하게 능력이라는 매력을 발산하며 사람들을 만나길 바란다.
덧. 사랑은 탕수육이다. 부먹, 찍먹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집어 먹는 게 정답이듯, 순수한지 아닌지 걱정할 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게 이득이다.
참고 : 아는 언니가 직업이 좋아지니, 82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