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말하는 ‘남편이 설거지를 하게 만드는 법’

실험실에서 동물의 행동을 최초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진 심리학자 손다이크. 그는 ‘효과의 법칙’이라는 놀라운 심리 현상을 발견한다. 쉽게 말하면, 어떤 행동을 했는데 결과가 좋으면 그 행동을 또 한다는 법칙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우리는 이 법칙을 잘 활용하고 있을까?

 

‘맘 카페’에서 재미있는 글을 하나 읽었다. 제목은 ‘남편 때문에 열불 터져 죽겠어요!’ 남편이 어느 날 안 하던 설거지를 하고 있더란다. 뭘 잘못 먹었나 싶어 봤더니, 그릇 닦는 수세미가 아닌 싱크대 닦는 수세미로 아이 숟가락이며 물컵을 닦고 있었다.

 

“이 인간아, 내가 못 살아! 비켜!”

 

화가 난 그녀는 등짝 스매싱을 날리면서 아기 식기를 다 삶아 소독했다고 한다. 댓글에는 ‘공감한다.’, ‘속상하겠다.’, ‘우리 남편도 그런 적 있다.’라는 말이 가득했다.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면 다시는 설거지하는 남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효과의 법칙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는 어떤 행동 뒤에 좋은 결과가 따라와야 그 행동을 또 하고 싶어진다. 설거지를 했을 때 기뻐하는 아내의 표정과 칭찬은 좋은 결과가 된다. 하지만 등짝 스매싱은 나쁜 결과가 된다. 설거지를 하고 등짝 스매싱을 받은 남편은 앞으로 그 행동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 생일에 선물을 줬는데, 필요 없는 것이라는 말이 돌아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친구 취향이 이게 아니구나. 다음에는 조심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줘도 고마운 줄도 모르네. 다시는 선물 안 줘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나쁜 반응은 그 행동을 다시 하고 싶지 않게 만든다. 이런 걸 알면서도 우리는 나쁜 결과를 통보하며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실수를 반복한다. ‘이러지 마, 저러지 마’ 하면서 상대방이 왜 변하지 않는지 답답해한다. 원래 통하지 않는 방법을 쓰면서 말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행동을 끌어내고 싶으면, 먼저 그 사람이 기분 좋아하는 결과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내 미소일까, 칭찬일까, 격려일까, 아니면 돈? (돈이 제일 세더라)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했다면, 그 행동 비슷한 무언가가 나오기만 해도 좋은 결과를 줘 보자. 좋은 결과를 경험한 유기체는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의 행동이 영 내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성에 안 차면 칭찬해주기 싫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시도에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영영 시도하지 않게 될 것이다. 효과의 법칙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당연한 걸 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어설프지만 웃어주자. 칭찬해주고, 잘했다고 말하고, 고맙다고 하자. 누가 처음부터 잘할 수 있을까? 그렇게 효과의 법칙에 따라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충분히 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어설프게나마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 순간을 놓치지 마라. 평생 싱크대 앞에 서지 않던 사람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고무장갑을 끼면, 설령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칭찬해주자. 마음에 없는 소리라도 그냥 해보자. ‘설거지해 줘서 너무 좋고 행복해!’ 그러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설거지하는 남편을 보게 될 것이다.

 

덧.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고래보다 단순한 것 같다. (남자 피셜임)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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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책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이미지 출처 : [코란도 가솔린 출시 TVC] 요즘 가족, 요즘 SUV 코란도!! 30″, 쌍용자동차 유튜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