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한 보험사의 유튜브 광고다. 상품 내용은 군인 보험. 군대 가는 자녀를 위해 엄마가 보험을 준비한다는 내용이다. 뭐 군대 가면 사건/사고도 잦고, 다칠 위험도 많으니 보험으로 대비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거 원래 국가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군대에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은 정말 많다. 나는 군대에서 사단 감찰부에 복무했는데, 매일 전군 사건/사고 소식을 종합한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복무하던 때에는 일평균 0.8명이 사망했다. 이틀에 한 명은 무조건 죽는다는 말이다. 그렇게나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사상한 사람들을 국가는 어떻게 대우했을까?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우리나라 군대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다. 이에 더해 윤 일병 사건때 언급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도 유명하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다 죽거나 다친 사람들에게 국가가 너무도 성의 없이 대처하니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다.
아마 이와 관련하여 가장 유명한 사건은 지뢰 폭발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김 상병의 사례일 것이다. 국가가 김 상병에게 장애 보상금으로 내놓은 돈은 고작 800만 원이었다. 국방부는 “나라사랑카드 제휴사로부터 상해후유보상금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지만, 국가가 줘야 할 돈을 기업에 떠넘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쌍팔년도 이야기가 아니다. 고작 몇 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다.
결국, 다치면 국가가 ‘느그 아들~’ 해버리니 민간 기업이 틈새를 파고들어 보험 장사에 나선 꼴이다. 나라도 자식이 군대 가면 이 보험에 들 것 같다. (특히나 사건사고를 많이 접했기에…)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궁극적으로는 이런 보험 상품이 필요 없는 세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게 당연한 세상이 아닐까?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언제쯤 이 상황이 제대로 돌아가게 될지 장담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더 씁쓸하다. 과거 국방부는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4행시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도 싸늘했다. 부디 국가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1) 한화생명, LIFEPLUS 우리가 지켜줄게 안심보험(무) 엄마편(full), 유튜브 (링크)
2) 남자들이 보면 씁쓸한 광고…, 이토랜드 (링크)
3) [카드뉴스]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중앙일보 (링크)
4) 국방부가 ‘순국선열·애국지사’ 4행시 이벤트 시작하자 벌어진 일, 인사이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