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의 문화 트렌드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결정하는 것 같다. 특히 대중가요가 그렇다. 지난해 비의 ‘깡’이 그랬고, 올해는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이다. 음반 발매 4년 만에 국내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역주행’이다. 그동안 군대 위문 공연 영상과 방송 무대 그리고 댓글을 편집한 영상이 좋아요에 좋아요, 댓글에 댓글 마침내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았다. 코로나19 시대가 길어지고 이 와중에 여러 가지 정치·사회적 문제들이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대표곡이 빛을 발하자 뒤에 나온 곡들 역시나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2020년 디지털 싱글곡으로 발매도니 ‘운전만 해’라는 노래 역시 주목받았고 이에 팬들이 도로공사에 이들을 홍보모델로 위촉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안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사 상의 이유로는 ‘전례’가 없기 때문이란다. 이 부분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은 ‘안전운전’을 대중에게 제대로 어필할 기회를 놓쳤다고 하는 것과 도로 공사보다는 도로교통공단이나 보험사에 제안하는 게 더 좋았으리라는 것으로 갈렸다. 우스갯 소리로 “성적이 ‘역주행’해서 안 되는 거 아냐?”라는 말도 나오기도 했다.
위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생각건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느 때보다 ‘혁신’을 외치고 있는 오늘날,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정말 어려운 일은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란 사람들의 마음 구석구석까지 뿌리내린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전, 기존의 상식과 지식 선입견 편견을 먼저 깨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주저하지 않기 위한 환경설정을 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맥락에 맞게 적절한 때에 데드라인을 생각하고 절박함을 불러일으키는 한계상황을 만들어 보자. 물론 당장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해서 바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진 않겠지만, 적어도 예전보다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및 썸네일 이미지 이미지 출처>
1) 한국도로공사가 홍보모델로 브브걸을 선정하지 않은 이유.jpg, 웃긴대학(링크)
2) 브레이브걸스 삼촌팬들의 제안, 도로공사도 놀랐다, 한국경제(링크)
3) 브레이브걸스_롤린_댓글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