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짐승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에 반대한다. 인간도 동물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인간이 그만큼 열등한 존재라는 말이 아니다. 다른 동물도 인간만큼 고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생각할 줄 알고 감정을 느낀다.
영장류학자인 후란스 드 봘은 카푸친 원숭이를 데리고 실험을 진행했다. 원숭이는 돌멩이를 받으면 이를 진행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원숭이가 해야 할 과제고, 그 과제를 해결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단, 한 원숭이에게는 오이가, 다른 원숭이에게는 포도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슈퍼마켓에서도 그렇듯이, 원숭이에게도 포도가 오이보다 더 값진 물건이다.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처음에 그 보상을 기꺼이 먹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원숭이가 포도를 받은 걸 보고 난 뒤에는 태도가 바뀌었다. 다시 오이가 주어지자 원숭이는 그 오이를 진행자에게 집어 던졌다. 불평등에 항의한 것이다.
실험 이후 후란스 드 봘은 많은 항의를 받았다. “항의한 사람들은 평등의식이 매우 복잡한 개념이기 때문에 동물들이 이해하기 불가능하다고 이미 결론 지은 듯했죠. 심지어 어떤 철학자는 저희들에게 편지를 써서 평등사상은 프랑스 혁명 때 처음 생긴 것이니 원숭이가 평등사상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 동물들도 평등사상처럼 고등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평등사상이 고등한 개념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동물도 인간만큼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자연으로부터 얻었을지도 모른다. 사랑과 희생이라는 가장 고귀한 개념조차 동물의 세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무엇이 사람을 짐승보다 우월한 존재로 만들 수 있는가? 인간이 고귀한 만큼, 동물도 마찬가지로 고귀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말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생명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모른 채, 골든레트리버를 굶겨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건 사람 새X가 아니다. 짐승보다도 못한 존재다.”
참고
1)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링크)
2) 후란스 드 봘 : 동물들의 도덕적 행동, TED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