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30,000원에 빡친 배민 리뷰.jpg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한마디에 사장님의 고충이 절절히 느껴진다. 사장님은 아셨다. 이 사람이 별점 1개짜리 리뷰를 달 거라는 걸 말이다. 게다가 앞뒤 맥락 다 자르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진술할 것도 말이다. 주문자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불만을 하는지는 분당에서 하남까지 거리만 봐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택시비로 3만 원이 나오는 거리다. 배달료 3만 원이 무척이나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과거에도 진상 손님은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진상은 종업원이나 사장에게만 영향을 끼쳤다. 요즘 진상의 영향력은 차원이 다르다. 리뷰를 남기면 수만 명이 볼 수 있다. 이번처럼 커뮤니티 여기저기로 퍼지면 수백만 명이 볼 수도 있다.

 

만약 여기에 사장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답글을 달지 않았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사람들은 ‘배달료를 3만 원이나 받는 정신 나간 가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손님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답글을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그나마 맥락은 답글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별점은 어쩐단 말인가? 진상 손님이 남기고 간 1점짜리 별점은 이 가게의 평균 점수를 크게 깎아 먹을 수도 있다. 자기 가게가 1점 취급받는데 빡치지 않을 사장님이 어디 있을까? 게다가 그 점수를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까?

 

이쯤 되면 배달 어플이 과연 꼭 필요한 플랫폼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배달 어플이 편리한 것도 사실이고, 전화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비용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과연 별점과 리뷰는 누구를 위한 기능일까?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진상들의 화풀이 수단인가?

 

그래서 가게뿐만 아니라 리뷰도 점수를 책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를 묻고 답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리뷰가 진짜 도움이 되는 리뷰인지, 아니면 화풀이에 불과한지 알 수 있다.

 

어떤 시스템이든 시간이 지나면 편법이 등장하게 되어 있다. 그 편법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해서 수정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플랫폼은 거대한 생명체에 비유되곤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부디 배달 어플이 모두에게 이로운 생물로 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 배달비 3만원에 빡친 배민 리뷰.jpg, 이토랜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