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고민 상담 프로그램인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어머니와 아들이 등장했다. 고민을 가져온 분은 어머니. 그녀는 10년째 무명 배우인 아들을 말려달라는 고민을 들고 왔다. 그 영상에 위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비슷한 시절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마 나름의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자신이 그런 상태에 놓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시나 저런 상태가 되지 않을까 내심 두려운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가능성에 만족하는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메타인지를 높인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신이 학습하는 부분에 대해 얼만큼의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서술 지식),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한 정도를 정확하게 아는 것(절차 지식), 지식을 습득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아는 것(전략 지식) 등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에 적용해보자면, 쉽게 말해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메타인지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메타인지를 높이는 게 단순히 자기 분수를 아는 것에 그치는 건 아니다. 실제로 메타인지가 높은 학생은 성적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수준을 제대로 파악해야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드백이다. 자체 피드백도 좋지만, 더 좋은 건 타인의 피드백이다. 그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자신이 찾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타인이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진 않다. 그래서 스승과 멘토가 필요하다. 만약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없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덕분에 자신의 결과물을 대중에게 공개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전문적인 조언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자신의 현재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2)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
“도전했다가 내가 실력이 없다는 사실에 직면하는 게 죽기보다 싫은 거다.”
이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 냉철한 사실을 직면하지 않으면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실력이 없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그런 상황을 맞이할 모든 사람을 위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 태어나자마자 뛰어다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처음은 형편없다. 데뷔작부터 빵빵 터지는 천재들이 있다지만, 그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형편없는 습작을 만들며 실력을 키웠던 시절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 실력이 없다는 사실과 마주하기를 겁내지 말자. 당신이 아직 프로가 아니라면, 그게 정상이다. 누구나 그렇다. 거기서 두려움을 뛰어넘고 극복하는 사람은 성공할 것이고, 두려움을 피해 다니기만 하는 사람은 영원히 가능성에 만족하는 상태에 머물 것이다. 멘탈 한 번 깨지고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소중한 멘탈을 지키며 그 자리에 머물 것인가? 차라리 멘탈 한 번 깨지는 게 낫다. (그렇게 멘탈 깨지는 게 바로 성장이다)
3) 유연함, 적응력, 열린 마음
배우로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생각해보자. 한 영화제작사 대표에 따르면 단역배우에서 스타가 될 확률은 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배우지망생 만 명 중 겨우 1명만 성공한 배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분야도 별로 다르지 않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성공은 극소수의 일이다. 그럼 나머지 9,999명은 굶어 죽어야 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배우가 되기 위해 훈련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자. 귀에 쏙쏙 박히는 발성은 기본일 것이다. 그럼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발성 전문 트레이너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사투리 교정 트레이너가 될 수도 있고, 스피치 트레이너가 될 수도 있다. 무대에 선 경험이 많다면, 연출이나 기획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연기력이 좋은데 운이나 기회가 닿지 않았다고 한다면, 연기 학원 강사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실력 있는 단역이나 조연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꼭 스타가 되지 않아도 배우의 꿈을 살려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많다. 그리고 성공한 스타들도 무명 시절에 다양한 방식으로 삶에 적응해가며 꿈을 키웠다. 월드스타 비도 백댄서 출신이지 않은가? 자신의 꿈을 좁게 바라보지 말자. 더 넓게, 더 크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양성이 커지면 가능성도 커진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반드시 실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없으면 적응할 수도 없다.)
나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기사를 쓰고, 카드 뉴스를 만들고, 유튜브 대본을 작성하고 있다. 이런 대본 작가도 엄연한 프로 글쟁이다. 그렇게 현업에서 일하고 있기에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꿈을 꿈으로 두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라. 그러면 현실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꿈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적응이 필요하다. 마냥 행동으로 옮긴다고 현실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 현실은 가짜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저 가능성에 만족하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그러니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탐색해보자. 그래서 꿈과 현실을 함께 키워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삶이 진정한 의미의 덕업일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 : 무명배우의 가슴 짠한 사연….임에도 불구하고 팩폭으로 다스리는 선녀보살ㄷㄷ [무엇이든 물어보살], KBS N 유튜브 (링크)
이미지 출처 : 영화 <라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