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나서 ‘프사’ 내리면 안 되는 이유

 

 

 

현재 연애 중인 사람이라면 카톡 등의 프로필 사진을 커플 사진으로 해놓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싸우거나 불만이 생겼을 때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아예 내려서 심드렁한 기본 이미지를 띄워놓는 경우도 많고, 아니면 세상 우울해 보이는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웬만하면 이러지 않길 바란다. 이런 행동은 연애에 있어서 최악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1) 수동적 공격성

 

프로필 사진을 바꾸거나 상태 메시지를 변경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이렇게 화가 나 있어.”라는 의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수동적 공격성이라고 한다. 프로필 사진 변경 외에도 고의로 늦장을 부리거나 말을 안 하는 행위 등도 수동적 공격성이 드러난 것에 속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상대가 너무 강하거나(직장 상사), 상대와 관계가 나빠지기를 원치 않아서(커플) 혹은 자신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이런 왜곡된 행동을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관계가 더욱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상대방으로서는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알 도리가 없으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상대도 화를 내는 경우가 많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얘 또 이러는구나.’라는 생각에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갈등은 전혀 해결되지 않으니, 관계는 날이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다.

 

2)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수동적 공격성을 드러내는 이유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두려움’이다. 불만을 표현했을 때 상대의 반응을 알 수 없어 두려워하고, 그래서 불만을 표현할 용기가 없어진다. 즉, 관계가 잘못될까 봐 두렵기 때문에 불만을 표시하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이런 두려움을 꼭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관계라면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다뤄야 하고, 그렇다면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불만을 감추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런 관계는 진작에 깨지거나, 아니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속이 시커멓게 썩어 문드러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른 게 불행이 아니다. 이런 게 바로 불행이다.

 

혹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방이 당신의 불만을 알아채 주기를 바라는가? 상대에게 초능력이 있어서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모를까, 간접 표현만으로 불만을 정확히 알아차리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그런 건 엄마도 모른다)

 

그래서 불만이 있다면 반드시 말해야 한다. 말하기 두렵고 힘들어도 결국에는 말해야 한다. 조심하자고 회피하고 무시하면 그 관계는 반드시 썩는다.

 

3) 말하기 힘들다면 적어보자

 

메신저보다 전화가, 전화보다 대화가, 대화보다 글이 더 좋은 소통 수단이다. 특히 글은 부정적인 감정을 정제하여 표현하기 가장 좋은 수단이다. 글로 적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정서 명명하기’라고 부른다.

 

그래서 불만이 있다면, 그리고 그 불만을 말하기가 어렵다면, 편지로 적어서 전달해보자. 감정에 휘말려 비이성적인 표현이 나올 걱정도 없고, 스스로 적으면서 비이성적인 면을 검토할 수도 있다.

 

편지를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누린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말로 들으면 당황하거나 격한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기 쉽다. 하지만 편지로 받을 경우 내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나아가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4) 내 맘도 있고, 네 맘도 있어

 

혹시 수동적 공격성을 자주 드러내는 분이 있다면, 이 말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어릴 적에 친구들과 싸우면서 자주 했던 말이다. “네 맘만 있니? 내 맘도 있어!”

 

내 마음이 소중한 만큼, 상대의 마음도 소중하다. 내 마음이 슬프고 화가 난다고 해서 상대의 마음을 슬프고 화나게 만들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니 내가 하는 행동이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생각하며 행동하도록 하자. 특히 수동적 공격성이 드러날 것 같을 때면 이 말을 속으로 꼭 되뇌어 보자. “내 맘도 있고, 네 맘도 있어.”

 

(이 말은 역으로 남의 눈치를 너무 보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 마음을 헤아리느라 자기 마음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내 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참고 : 싸우고 프사내리는 남친, 네이트판 (링크)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최고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