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가 내 뜻대로 이뤄지면 좋겠다는 건 희망 사항일 뿐이다. 우리는 집단이든 개인이든 관계를 맺은 여러 사람과 이견을 조율하면서 살아간다. 국가 대 국가, 기업 대 기업만 편을 가르는 듯한 테이블 위에 마주 보고 앉아 협상하는 게 아니다. 일상에서 ‘오늘 점심때 뭘 먹을까?’ 의견을 맞추는 것도 어떻게 보면 소소한 협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이 다른 상대방이 어떻게 하면 ‘합의된 결론’에 이를 수가 있을까. 미국 와튼 스쿨 교수 스튜어드 다이아몬드의 저서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직 협상을 잘하거나, 잘 못 하는 상황(온라인 커뮤니티의 사례와 같은) 이 벌어질 뿐이다. 저자는 협상과 관련된 핵심전략 12가지를 들고 있다.
1)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목표 달성이다. 인간관계나 공통의 관심사, 윈-윈하는 방법, 혹은 협상 도구 자체에 치우쳐선 안 된다.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상대의 생각, 감성,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약속을 하는지, 상대방의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끼는지도 알아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만드는 것이다.
3) 감정에 신경 써라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필요하다면 사과를 해서라도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라. 그런 후 상대가 다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감정적 지불’이라고 한다.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만능으로 전하는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때그때 상황을 새롭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성급한 말과 행동은 상대방의 마음을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위험 요소를 키울 뿐이므로 협상을 할 때는 걸음걸이의 보폭을 줄여야 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상대방을 목표 지점으로 끌어들여라.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가치 기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쌍방의 가치 기준을 확인하여 한쪽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상을 서로 교환할 수도 있다. 이 전략은 협상에서 목표 파이를 크게 늘리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낸다.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상대방의 정치적 성향, 과거 발언, 의사결정 방식 등을 알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전략은 까다로운 사람들을 상대할 때 특히 효과적이다.
8)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속이려고 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상대에게 다 털어놓거나 만만한 상대로 보여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9)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대부분의 협상 실패는 부실한 의사소통에서 기인한다.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여 상대방에게 당신이 원하는 바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협상에 앞서 목표 달성을 막는 걸림돌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라. 진짜 문제를 찾으려면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11) 차이를 인정하라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와 나와의 차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심적으로 불편해한다. 그러나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실제로 협상에서는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차이에 대한 질문을 두려워하지 마라.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포함하여 모든 협상 전략과 도구를 정리한 목록을 만들어라. 이 목록은 마치 끼니때마다 필요한 재료를 찾는 냉장고와 같다. 협상에 임할 때마다 이 목록에서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더는 상대방과의 이견 조율에서 무작정 상대방의 말에 따르거나 혹은 내 의견을 억지로 관철하려는 무리수를 두지 말고 위 12가지 핵심 전략을 숙지한 뒤, 내가 원하는 목표가 상대도 원하는 목표가 될 수 있도록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언제나 좋은 방법론을 숙지한 다음에 해야 할 것은 바로 이 방법론을 실제 내 삶에서 행동으로 시도해보는 것일 테다. 이 글 처음에 언급한 사례로 돌아가 보자. 네고를 원한 이는 상대방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게 좋지 않았을까?
“플스4 얼마에 내놓으셨나요?”
참고
1) 실패하기 힘든 협상법, 웃긴대학(링크)
2) 썸네일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링크)
3)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