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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선물을 주고받기 쉬운 시대도 없는 것 같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누르고 상대방에게 주고 싶은 아이템을 클릭한 후, 간단한 메시지를 쓰고 결제 과정만 거치면 5분 만에 선물을 받은 상대방의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위 게시글을 보면서 나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베푸는 편일까? 베풂을 받는 편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많이 주는 쪽이라면 살짝 ‘내가 손해 보는 건 아닌가’하는 회의감마저 든다.

 

31세라는 나이에 와튼 스쿨 최초로 최연소 종신교수에 임명된 애덤 그랜트는 저서 <기브앤테이크>에서 사람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1) 테이커(Taker) :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사람, 자신이 노력한 것보다 더 큰 이익이 돌아올 경우에만 전략적으로 사람들을 돕는다.
2) 매처(Matcher) : 손해와 이익의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공평함을 원칙으로 삼으며 남을 도울 때 상부상조의 원리를 내세워 자기 이익을 보호한다. 쉽게 말해,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부류다.
3) 기버(Giver) :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며, 타인의 관점에서 자신이 상대방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살피는 사람이다. 시간·노력·지식·기술·아이디어·인간관계를 총동원하여 누군가를 돕고자 애쓰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성공의 사다리의 바닥 그리고 최상에 모두 ‘기버’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기버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 덕분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기능도 이와 같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베풀면 그에 대한 피드백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기버는 이런 환경 속에 있어서 잠깐 보면 손해만 보는 것 같지만 마지막엔 성공 사다리 최상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바닥에도 기버가 존재한다. 실패한 기버들의 특징은 타인을 극단적으로 도와주거나 베풀고 희생하기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잘 챙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성공 사다리 최상에 오른 기버들은 타인에게 베풂으로써 자신의 이익에도 상당한 동기부여를 받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버야말로 인생 목표 목록을 만들 때도 명성을 얻고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 비교 집단보다 20%나 더 많았다고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혹은 학교 교육을 통해 착하고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 욕심 많고 남을 이용하는 이들보다 더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걸 믿고 살았다. 하지만 언론이나 경험을 통해 겪은 세상은 우리의 믿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세상이 살만한 건, 적어도 어릴 적에 고집스럽게 배워온 믿음을 현실로 이뤄내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도 도와주고 나도 잘살 수 있는 2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를 위해선 마냥 ‘좋은 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게 최우선일 테다. 선의(善意)도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참고
1) 카톡 선물의 신기한 기록들 .jpg, 웃긴대학(링크)
2) 기브앤테이크, 애덤그랜트 저, 생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