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회사에서 계속 전화가 와요

 

 

 

 

 

읽기만 해도 한숨이 푹푹 나오는 글이다. 이런 회사가 어떻게 망하지 않고 굴러가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나마 결론이 사이다라 다행이지, 아직도 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함에 넌더리가 날 정도다.

 

이 글을 보면 오래도록 이어오는 중소기업 난제가 하나 떠오른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데,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고 아우성친다. 왜 이런 문제가 벌어질까? 위 같은 일이 중소기업에서 흔하게 겪는 루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픽션이지만, 논픽션임)

 

1) 기존 직원이 퇴사한다고 해서 새로운 직원 A를 뽑았다. 원래 두 명이 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까지 한 명이 해왔던 일이고, 인건비를 아끼고자 이번에도 한 명만 뽑았다.

 

2) 5년이 지나 A는 경험 많은 직원이 되었다. 그나마 A가 똘똘해서 많은 업무량에도 어찌어찌 문제없이 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다. 그렇게 혼자서 일을 처리하기 위해 개발하고 습득한 노하우가 정말 많다.

 

3) 하지만 이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5년 동안 빵구 하나 없이 일을 처리해왔지만, 윗선에서는 그걸 당연하게 여긴다. 무언가 개발하는 일도 아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아니라, 능력을 어필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지원 부서가 겪는 고충이다)

 

4) 결국 6년 차에 임금은 동결이다. 사장은 A가 하는 일이 진짜 쉬운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뉘앙스로 말한다. A는 ㅈ같아서 퇴사를 결심한다.

 

5) A를 대신할 새 직원을 뽑았다. 이번에도 한 명만 뽑았다. A는 그동안 했던 업무를 인수인계하지만, 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전부 전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6) 사장은 새로 들어온 직원이 A처럼 일을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5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5일 만에 따라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사장은 ‘이 쉬운 게 뭐 그렇게 오래 걸리냐?’, ‘왜 못하냐?’라는 식으로 말한다.

 

6) 결국 새 직원이 한 달 만에 그만뒀다. 이번에는 인수인계도 없다. 그렇게 5년 치 노하우는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고, 새로 뽑은 직원은 맨땅에 헤딩하듯 일을 배워 나가려다, 그냥 회사를 나간다.

 

7) 결국, 업무에서 빵구가 나기 시작한다. 일이 개판으로 돌아가지만 사장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대충 아무나 구해서 쓰면 되지 않겠어?”

 

이게 몇 번 반복되다 간혹 착한 사람을 만나거나, 취업이 필사적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고생고생하며 업무가 정상 궤도로 돌아온다. 물론 그것도 길어야 1~2년이다. 이게 회사 입장에서 얼마나 큰 손실인지 깨닫지 못하면, 그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

 

회사에는 눈에 보이는 자산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도 있다. 이를 히든 에셋이라고 한다. 히든 에셋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직원들의 숨은 노하우도 속할 수 있다.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놓치는 조직은 당연히 성공하기 힘들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이런 말을 남겼다. “고객은 2위다. 직원이 1위다.” 그렇게 직원 사랑을 실천한 덕분에 스타벅스는 세계 카페 시장을 제패할 수 있었다. 이것이 망하는 회사와 흥하는 회사의 결정적 차이다.

 

참고

1) 퇴사한 회사 계속 신입사원 퇴사한다고 전화와요, 더쿠 (링크)

2) 중소기업에서 99% 겪고 있는 흔한 루트.jpg, 이토랜드 (링크)

이미지 출처 : 좋좋소, 이과장 유튜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