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최저시급 6배 알바

 

 

 

 

이 정도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저시급 6배가 아니라 10배를 줘도 인정한다. 플레어단 알바는 단지 행사 진행만 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벤트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아마 평생 포켓몬스터의 자발적 노예가 될 것이다. (SHUT UP AND TAKE MY MONEY!)

 

하지만 이 이벤트의 성공 이유를 단지 꿈과 희망이라고 말하기는 너무 아쉽다. 왜냐하면 이 행사를 성공시킨 데에는 심리학적 이유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평생 고객을 만드는 심리학 비법을 함께 알아보자.

 

1) 절정-대미의 법칙

 

당신이 여행을 다녀온 뒤에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막 여행을 마치고 왔을 때는 자잘한 것까지 모두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여행에 관하여 매우 단편적으로 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수는 참 좋았지. 밤바다가 낭만적이야.” 하는 식이다.

 

이는 인간이 모든 것이 아닌 일부분만 기억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럼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책 <순간의 힘>에서는 2가지를 이야기한다. 하나는 절정의 순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마지막 순간이다. 그래서 이를 가리켜 ‘절정-대미의 법칙’이라고 한다.

 

절정의 순간은 의도적으로 만들기 힘들지만, 대미의 순간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만들기 쉽다. 그래서 모든 여행은 마지막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행복하고 낭만적인 추억이 가득해도 마지막 순간을 망치면 그 여행은 최악의 여행이 되어버릴 수 있다.

 

포켓몬스터 이벤트도 그런 맥락에서 아이들에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거뒀던 승리의 환희를 잊어버릴 소년이 어디 있단 말인가!

 

2) 힘든 기억은 오래간다

 

오래 가는 기억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반복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은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는 행동, 즉 인출(out-put)이다. 시험이나 요약, 토론, 발표, 글쓰기 등의 방법을 쓰면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장기기억에 강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감정’이다. 우리 뇌는 감정이 강하게 실린 정보를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려움이나 공포 같은 감정과 연관된 기억은 훗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생존할 확률을 높여준다.

 

그런 면에서 승리를 쉽게 내주지 않고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가는 전략은 아이들이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멘붕을 부르는 기억은 오래간다. 아이들은 이날의 승리를 두고두고 이야기하며 포켓몬스터에 기꺼이 돈을 바칠 것이다!

 

3) 이케아 효과

 

기존 가구 업자들은 사람들이 이케아 가구에 열광하는 이유가 단지 싼 가격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 조립하는 과정도 이케아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한다.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조립한 가구에 애정이 생겨 원래 가치보다 훨씬 큰 가치를 부여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점에서 위 이벤트는 이케아 효과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줄 서다가 사진 찍고 상품 받으면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스스로 고민한 엔트리를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아이들은 위 행사와 최후의 승리에 더 큰 애착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애정은 팬심이라는 이름으로 두고두고 지갑을 열게 만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플레어단 알바의 뛰어난 게임 실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기획 자체도 훌륭하지만, 전략의 완성은 결국 실행이다. 전략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이보다 훌륭한 알바는 없다고 봐도 좋다. 이 정도면 최저시급의 10배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당신도 인정하는가?

 

참고 : 전설의 최저시급 6배 알바, 이토랜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