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이라는 모기 진상 손님

 

인터넷에서 갖가지 진상 손님 이야기를 보았지만, 이보다 어이없고 최악인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무슨 억울한 심정이길래 저럴까,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갑갑해지는 기분이다. 어쨌든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진상 손님에게 있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사장님의 방법에도 문제는 있다. 저렇게 대처하면 이후에도 진상에게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 진상 손님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 3가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1) 끌려다니면 안 된다

 

진상을 대처하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은 진상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하나씩 요구사항을 들어주다 보면 나중에 끝도 없이 이상한 요구를 해온다는 점이다. 결국에는 그런 요구를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른다.

 

예를 들면, 일부 대형 마트에서는 일정 기간 이내라면 무조건 환불 정책을 시행하는 곳이 있다.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 환불 정책을 교묘히 악용하는 방법에 관한 꿀팁 같은 게 올라오더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를 당연한 권리쯤으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상품을 무료 이용하고 있었다. 대형 마트라고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의 악질 행동을 감안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경험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환불 정책을 고수하는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라면 이런 손해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진상 손님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요구 사항을 다 들어주는 게 아니라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으니, 맘에 들지 않으면 딴 데 가세요’라는 배짱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 내가 과거에 음식점을 운영할 때, 일부 손님들이 제철 음식을 반찬으로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 공짜로 나가는 밑반찬에 제철 음식을 내놓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았다. 처음에는 요구를 들어주었으나,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날 때마다 종류를 바꿔가며 새로운 제철 음식을 요구해, 결국 들어줄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손님이 발길을 끊자 수익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자잘해 보이는 요구를 들어주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장사의 기본은 이익을 남기는 일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진상은 들이지 않는 게 이득일 때가 많다.

 

2) 해결이 아니라 공감이 먼저다

 

진상 고객에 관하여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가게나 타인 입장에서는 진상일 수 있으나, 진상 본인은 자신을 진상이라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아예 작정하고 훼방 놓는 블랙 컨슈머가 아닌 이상, 진상도 진상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아마도 그 순간에는 이성을 잃었지만, 나중에 뒤돌아보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후회할 확률도 높다. 어찌 되었든, 진상 고객은 매우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알아야 한다.

 

위에 등장한 모기 사례만 해도 그렇다.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나중에 자신의 요구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스스로 깨달을 것이다. (물론 그래도 고집과 부끄러움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진 않을 것이다) 이때 ‘어떻게 해결해드리면 되겠습니까?’라고 나오면 불만을 한껏 표출하기 위해 부당한 요구를 꺼내 들게 된다. 내가 화가 났다는 걸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그래서 진상을 대처할 때는 해결이 먼저가 아니다. 그보다는 상대가 처한 상황과 감정에 공감해주는 게 먼저다. 그렇게 이해의 모습을 보이면 상대도 순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이성적으로 돌아볼 것이다. 일단 화가 가라앉으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이대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더불어 앞서 말했듯이 진상의 요구는 웬만하면 들어 주지 않는 게 낫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면 어쨌든 요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해결하기 전에 먼저 공감하고 화부터 풀어줘라.

 

3) 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법대로 해라

 

위에서 말한 방법이 모두 안 통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설득하고 회유하려고 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진상 짓을 펼칠 수도 있다. 그때는 법대로 가라. 요즘에는 다양한 종류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돼서 진상 고객의 부정 평가가 장사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도 한다. 그게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하다가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고 장사 말아먹는 수가 있다. 적당히 대처하는 게 불가능하다 싶으면 과감히 법대로 가도록 하자. 물론 법대로 가는 데는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악의적 영업 방해로 잃어버린 수익을 생각하면 어쨌든 돈은 나가게 되어 있다. 아예 장사를 말아먹는 것보단 변호사를 고용하는 게 더 낫다.

 

참고 : 모기 물린 손님이 요구 하는 것, 이토랜드 (링크)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여우각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