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기에 늦은 때란 없다

1)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면 정신이 나간 것이다

 

우리 머릿속 신경 경로는 길에 비유할 수 있다. 길을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다져진 초고속도로처럼 우리는 수십 년 동안 길러온 습관이 있다. 가령 벌컥 화를 내듯 저절로 나오는 감정 반응일 수도 있고, 자신이 한참 부족하다고 믿는 식의 뿌리 깊은 믿음 체계일 수도 있다. 또는 반복해서 알람 신호를 끄고 아침 운동을 놓치듯 의지력을 잠재우는 행동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러한 습관의 초고속도로를 인식하는 순간, 뭔가 중요한 일이 생긴다. 그게 뭐냐고? 우리에게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 우리는 이러한 고속도로에 들어서려 한다고 인식할 때마다 선택 지점에 서 있게 된다. 별생각 없이 똑같은 길에 들어서지 않고 새로운 신경 경로를 의식적으로 생성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경로를 시골길이라고 하자. 시골길은 잘 다져지지 않아서, 처음엔 빠르지 않다. 하지만 진화의 경로로서 우리를 새로운 장소와 경험으로 이끌어준다. 습관의 초고속도로는 이미 가본 곳들로만 우리를 이끈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 가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똑같은 초고속도로만 계속 이용한다면 늘 같은 곳만 가게 될 뿐, 정작 가보고 싶은 새로운 장소를 찾을 수 없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초고속도로가 새로운 곳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속담에도 있듯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면 정신이 나간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 가려면, 시골길을 새로 개척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새로운 신경 경로를 깔아야 한다. 그리고 이 시골길로 자주 다니면 점점 길이 다져져 낡아빠진 초고속도로를 대체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신경 가지치기를 담당하는 철거반원이 출동한다. 예를 들어 아기가 미니카처럼 놀라운 속도로 방바닥을 기어 다니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런 다음 이 아기가 걸음마를 떼던 시절을 기억해보자. 위태롭게 첫발을 떼다가 넘어지면 아기는 깔깔거리며 다시 일어나 또 비틀비틀 걸음을 뗐다. 몇 년 후엔 걷고 뛰고 깡충거리고 춤까지 추었다. 변화에는 이만큼 헌신적 수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기 판단을 안 해야 한다. 아기가 기는 단계를 지나 걷고 뛸 수 있게 된 것도, 넘어졌을 때 자기 판단을 안 했기 때문이다.

 

2) 당신이 변화를 주저하는 이유

 

다행히 우리 뇌는 기회를 주면 알아서 나아가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어떤 행동을 상상하기만 해도 정신을 단련할 수 있다. 국립보건원의 연구진은 피험자 중 절반에게 다섯 손가락 피아노 연습을 실제로 시행하게 하고, 나머지 절반에겐 같은연습을 상상으로만 하게 했다. 실제로 연습한 그룹은 손가락 운동기술을 조절하는 뇌 영역이 더 커졌다. 그런데 상상으로만 연습한 그룹도 뇌가 똑같이 커졌다!

 

이렇게 놀라운 능력이 있는데도 우리 중 대다수는 왜 시골길이 우리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수 없을 거라 생각해서 금세 포기하고 습관의 초고속도로로 자꾸 돌아가는 것일까? 문제는 바로 우리가 바라던 일을 마침내 ‘이뤄낸’ 정적인 상태, 즉 목적지에 집중한다는 데 있다. 완벽한 결말에 집중하는 것은 삶이 의도하는 바가 아니다. 삶이 끝나는 유일한 시간은…, 음… 말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삶 자체는 과정이라 끊임없이 진화한다. 완벽함은 정적인 상태라 진화의 대척점에 있다. 훌륭한 정신의 소유자들 중엔 이 점을 간파한 사람이 많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완벽해지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어차피 도달하지 못할 테니.”라고 조언했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일찍이 인간성이라는 뒤틀린 재목에서 올곧은 일이 이룩된 적은 결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위인들이 완벽함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설파하는데도 우린 왜 자꾸 완벽하지 않다고 자책할까? 우리 삶을 바꾸려면, 먼저 완벽함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식 축구계의 전설 빈스 롬바디는 “완벽함은 달성할 수 없지만, 우리가 완벽을 추구한다면 탁월함은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유명한 코치는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우리 삶을 바꾸려면, 목적지가 아닌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3) 인생은 자기계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우리는 완벽함이라는 불가능한 기준을 세워놓고서 그 기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자신을 나무란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성공해도, 늘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가?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열심히 판단한다. 인생이라는 쳇바퀴를 더 빨리 돌리려고 미친 듯이 노력한다.

 

완벽함을 향한 노력은 결국 우리를 부족하고 지치고 외롭다고 느끼게 하며, 늘 결핍감에 시달리게 한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이상적 완벽함에 부응하면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할수록 진정한 평안과 행복과 유대는 점점 더 멀리 달아난다. 우리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들, 즉 진정한 평안과 변화를 안겨줄 원천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 결국 우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 낙담하고 포기해버린다.

 

문득 몹시 추웠던 어느 겨울날이 떠오른다. 그날은 비까지 주룩주룩 내린 탓에 기분도 덩달아 음울했던 것 같다. 나는 숄을 두른 채 치료사의 소파에 앉아서, 내가 되고 싶던 침착하고 다정한 명상 지도자답지 않게 조급하고 예민하게 굴었던 사건을 회상하고 있었다.

 

“나는 왜 전혀 나아지지 못하는 걸까요?”

 

내가 물었다. 치료사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샤우나, 인생은 자기계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그 말에 하마터면 소파에서 떨어질 뻔했다. 그 순간 내 인생이 온통 자기계발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자, 어떤 상황이 닥쳐도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고자, 끊임없이 나를 닦달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내가 부족한 사람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잣대로 마음챙김 수행을 활용했음도 깨달았다.

 

우리는 자기계발에서 자기해방으로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자기해방은 제한적 믿음, 즉 우리에게 ‘고쳐야 할 게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똑바로 하겠다’고, ‘완벽해지겠다’고 끊임없이 시도하면 탈진할 수밖에 없다. 현재 상태에서 쉴 수도, 현재 모습에 결코 만족할 수도 없다.

 

4)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묵묵히 수행하라

 

수행의 목표는 뭔가를 기어이 해내는 데 있지 않다.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묵묵히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완벽함은 가능하지 않지만, 변화는 가능하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선불교 속담은 이러한 역설을 잘 드러낸다.

 

“당신은 현재 모습 그대로 완벽하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다.”

 

변화는 방향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우리도 함께 변하도록 갖가지 도전을 제기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 뇌는 수행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도록 설계되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 <그릿>의 저자인 앤젤라 더크워스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수행과 끈기가 성공을 예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에서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 졸업생, CEO, 바이올린의 거장에 이르기까지 성공과 실패의 일관된 차별점은 재능 수준이 아니라 헌신적 수행이었다. 수행은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다.

 

힘을 실어주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뿌리를 내리려면,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거나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등 이 사회가 개인적 변화를 위해 우리에게 무조건 믿고 따르라고 규정한 ‘통념’ 중 상당수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 완벽함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우리가 원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는 매 순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중요한 사실에 눈뜨게 된다.

 

최고의 상태에 도달하겠다고 덤비는 식으로는 우리 자신을 크게 바꾸지 못한다. 이 길은 자꾸만 높아지는 목표인 완벽함을 달성하기 위한 자기계발 프로젝트가 아니다. 오히려 변화와 성장과 진화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탁월한 정신과 의사인 대니얼 시겔이 일깨워주듯, ‘우리는 끊임없이 창조되고 또 창조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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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책 <마음챙김>

 

이미지 출처
1) @kimileee, Unsplash (링크)
2) @sklepacki, Unsplash (링크)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