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팔고자 한다면, 팔고자 하는 대상의 특성보다 스토리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제품이야 A사가 만들든, B사가 만들든 기능과 사용하는 목적은 같으니 어떤 이야기를 입히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냐 그렇지 않느냐로 나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밌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를 ‘스토리 텔링’이라고 하는데 이미 우리에겐 익숙해진 단어이기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난 사극 대장금을 예로 들며 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수라간 최고 상궁을 뽑는 경합에서 장금과 vs 최상궁이 음식 대결을 벌인다. 마지막은 식후에 먹는 음식 대결이었다. 최상궁은 최고의 재료인 산삼을 썼고, 장금은 산딸기를 쓴 음식을 올렸다. 왕비가 장금에게 산딸기 요리가 최고의 음식이라고 한 이유를 묻자 장금이가 말한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나가는데 주인공이었던 이영애 배우의 연기력이 더해저 어릴 적 어머니를 안타깝게 잃은 장금이의 슬픔이 더 짠하게 전해지는 것 같다.
“다치신 채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는 어머니가 너무도 걱정스러워 산딸기를 따서 혹 편찮으신 어머니가 드시지 못할까 씹어서 어머님의 입에 넣어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저의 마지막 음식을 드시고 미소로 화답하시고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전하께서는 만백성의 어버이십니다. 비록 미천한 음식을 먹고도 미소로 화답하셨던 제 어머니처럼 만백성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제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전하께 음식을 올렸사옵니다.”
왕은 감탄하며 장금이의 요리를 칭찬하고 그를 최종 승자로 인정한다. 아래 달린 네티즌들의 왈가왈부한 캡처물이 무릎을 치게 만든다.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또 들으며 소통을 한다. 만약 장금이가 저기서 단순히 산딸기의 효능만 얘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자연히 최고급 재료인 산삼 요리를 꺾기 어려웠을 것이다. 장금이는 산딸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이 직접 입으로 씹어 먹여 드렸던 가슴 아픈 어린 시절 얘기로, 만백성에게 사랑받는 ‘성군’을 지향하는 왕을 자연스럽게 설득시켰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의 경험을 진솔하게 나눔으로써 상대방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어떤 사안에 대해 내 의도를 이해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그 의도와 맞는 내 이야기(경험)들을 생각해보자. 물론 내 이야기가 모든 상황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사전에 명심해야 하는 건 필수다. 그리고 과장된 표현이나 거짓 사연은 무미건조한 정보 나열보다 못하다는 것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참고
1.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jpg>, 웃긴대학(링크)
2. 이미지 출처: <대장금 드라마 캡처>,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