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타고 노숙인 무료 급식소 온 아주머니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안나의 집을 운영하시는 김하종 신부님이다. 그는 1998년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무료 저녁 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오후 4시 30분부터 7시까지 노인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통상 550인분의 밥이 준비된다고 한다. 김하종 신부님의 말대로 이 한 끼는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살리는 한 끼가 될 수도 있고,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다.

 

 

가톨릭 신문에 실린 일화는 이 한 끼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안나의 집 문 앞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서성거렸다. 급식을 준비 중이던 김하종 신부가 어떻게 오셨냐고 말을 건네니 배가 고파서 왔다고 했다. 한 달 동안 거리를 헤맸다는 여성에게 김 신부는 끼니부터 해결하도록 한 후, 상담을 거쳐 머물 수 있는 쉼터를 안내해주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그녀가 김 신부를 찾아와 봉투를 내밀었다. 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고 했다. “그날 신부님과 만나지 못했다면, 너무 배가 고파 나쁜 일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이제는 새 삶을 살 게 됐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 달라.” 김하종 신부는 그때 받았던 봉투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나눠주는 한 끼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선사하는지 알려주는 일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한 끼를 그저 공짜 밥이라고 생각하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고급 차를 몰고 다닐 정도인데, 밥 한 끼 가격이 그렇게 아까웠을까? 가급적 분노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번 일에는 참을 수 없었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에 절로 화가 치밀었다.

 

분노는 행동을 불러오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라고 한다. 기왕 행동에 나서겠다면, 이런 일을 겪은 김하종 신부님을 위로하고 그에게 힘을 보태주는 게 어떨까? 이 일을 보고 어떤 이가 후원에 나섰다는 글을 보았다. 그리고 나도 같은 마음에서 후원에 동참했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좋은 일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후원 인증을 올린다)

 

 

부디 이번 일로 인해 김하종 신부님의 마음이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하는 일은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고, 선한 영향력의 크기가 매우 큰 일이다. 과거였다면 나는 이런 분이 계신지도 모르고,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이제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행동에 나설 수 있다. 그런 세상에 산다는 데에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참고
1) Vincenzo Bordo 페이스북
2) 벤츠타고 노숙인 무료급식소 오신 아주머니, pgr21
3) [가톨릭신문이 만난 사람] ‘안나의 집’ 대표, 김하종 신부, 가톨릭신문
4) 안나의 집 홈페이지 http://www.annahou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