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이 진상일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1) 호의가 권리인 줄 안다

 

솔직히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을까? 서비스 없는 음식점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값을 깎아주든 서비스를 내어주든 그것은 가게에서 주는 일종의 호의다. 당연한 권리가 아니다. 손님은 메뉴에 적힌 금액을 내면 메뉴에 적힌 정량만 요구할 권리밖에 없다. (이 권리는 법으로도 보호해준다. 가게에서 메뉴와 다른 음식이 나오면 위법으로 신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무게를 속인다거나, 한우라면서 수입산을 판다거나) 그럼 메뉴에 적히지 않은 호의를 권리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뭘까? 그게 바로 진상이다. 호의와 권리를 구분하지 못하면 어딜 가나 진상 소리를 듣게 된다.

 

2) 개념 부족

 

“거 밥 좀 낭낭하게 주는 게 뭐가 어렵다고”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가게 입장에서는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밥은 공짜로 나오는 게 아니다. 쌀값도 필요하고, 그 쌀로 밥을 짓는 인건비도 들어가고, 전기료, 가스비 등등 식당에서 먹는 밥 한 공기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절대 0원이 아니다. 아마 밥보다는 반찬에서 이런 갈등이 많이 빚어질 것이다. 김치 좀 더 주는 게 뭐가 어렵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채솟값이 치솟을 때는 그마저도 부담이 된다. 원가(재료비, 인건비, 시설비 등)에 관한 개념이 잡혀 있다면 지금 하는 부탁이 무리한 부탁인지 아닌지 알 것이다. 설령 부탁했다가도 주인이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하면 그걸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상은 그런 개념이 없는 사람인 셈이다.

 

‘원가 개념’만큼 ‘처지에 관한 개념’도 중요하다. 식당에서 종업원을 무례하게 대하거나 심하게 땍땍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도 그럴 수 있을까? 내가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이 있어도 그럴까? 아니면 내 자식이 종업원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으면 또한 진상이 될 수밖에 없다.

 

3) 남 핑계 댐 (특히 애)

 

생각보다 애를 핑계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 많다. ‘애 좀 주게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는 정작 먹는 건 본인인 경우를 본 적도 있다. 아니면 아이가 시끄럽게 굴거나 물건을 망치는데도 별 지적 없이 가만히 있는 부모들도 있다. 그리고는 ‘애가 그럴 수도 있죠’라는 식으로 말한다.

 

애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는 그래선 안 된다. 당장에는 민폐짓에 진상짓인 일이고, 멀리보면 아이 버릇을 망치는 일이다. 제 자식 망치고 싶은 부모가 있을까? 그런 게 아니라면 아이 핑계는 대지 말자. 애는 잘못할 수도 있다. 그 책임을 지라고 있는 게 부모이기 때문이다.

 

참고 : 아이 생일인데 곱빼기로 부탁드려요,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