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성 수치가 극에 달하면 생기는 일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어떤 출연진의 우스꽝스런 행동에 주변에 있던 다른 출연자의 얼굴이 빨개지는 장면이 나온다. 모니터 화면 아래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온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 분명 부끄러운 행위는 내가 한 것이 아닌데, 왜 우리는 상대의 우스꽝스런 행동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일까? 어쩌면 가장 부끄럽고 민망해야할 사람은 대중 앞에서 우스워 보일지도 모를 당사자일지도 모르는 데 말이다. 네이트판에 올라온 위와 같은 사연도 마찬가지다.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을 사용하려고 했다가 거절당한 남자의 이야기가 문제로 출제되자, 마치 자신이 거절 당한 것처럼 부끄러워했다는 얘기다. 문제에서 제시한 상황에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대입했다는 의미다.

 

타인의 상황과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공감(共感)’이라고 한다. 영국 과학자 한나 크리츨로우의 저서 ‘운명의 과학’에 따르면 우리의 공감능력은 이미 ‘뇌’ 안에 프로그래밍 돼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각자 처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정도가 다를 뿐이라고. 종종 스스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며 자책 아닌 자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의식적 노력(행동)으로 충분히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책에선 ‘연민’이라고 표기했는데 이와 관련된 소통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크게 5가지다.

 

1)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고, 그에 대해 얘기하기

 

예를 들어 ‘나 화가 났어’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행위는 뇌 속의 원시적인 감정적 분노 반응을 누그러뜨려 고등 인지 회로로 활동을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분노에 따르는 감정적 고통을 완화하는대 도움이 된다. 자신의 감정을 입으로 표현하기만 해도 뇌 속에서는 감정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고 긍정적이고 자신에 대한 연민의 감정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2) 연민의 명상 연습하기

 

연민의 명상은 마음챙김, 행복,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의 감정, 걱정의 감소 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명상은 잠재적으로 부정적이거나 괴로운 사건도 거기에 압도당하지 않을 새로운 방식으로 틀 잡을 수 있게해서 그런 사건을 잘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3) 타인의 연민에 감사하기

 

다른 사람의 이타적인 행동을 목격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낙관적인 감정을 풀을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도 타인을 돕고자하는 생각이 들게 해 준다. 이것은 우리 안에 있는 ‘도덕성’을 높여 준다. 도덕성을 높인다는 것은 옥시토신(유대감 형성에 영향) 수치를 높이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춘다. 또 신경가소성을 높여 예상치 못했던 경험을 더욱 잘 이해하고 통합할 수 있게 해준다.

 

4) 감사의 마음 갖기

우리는 대단히 개인주의적인 사회에 살고 있지만 혼자서 자급자족할 수 있게 진화하지 않았다. 인간이 친사회적인 뇌를 발달시키게 된 것은 서로 의존할 때 생기는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가 성립되면 생존에 도움이 된다. 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 단순한 행위도 그런 지지를 소중히 여기는데 도움이 된다.

 

5) 연민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가 되기

연민을 강화하는 환경 속에서 아이를 키우면 나중에 자기만의 긍정적인 지지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 세대를 가로질러 이타주의를 더 널리 퍼트리는데 도움이 된다.

 

이 5가지 방법이 세상을 보다 더 따뜻하게 만드는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물론 위 커뮤니티에 나온 글쓴이의 사례처럼 시험을 치르는데 집중이 흐트러질 정도의 공감력은 조금 조심해야겠지만.

 

참고
1. <나 공감성수치 느끼는거 심하거든>, 네이트판, 웃긴대학 재인용(링크)
2. <운명의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저, 브론스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