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9급 공무원 합격한 고3입니다

기술은 날로 새로워지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청년들의 미래는 안갯속이다. 한창 자신에 대해 알아가야할 청소년기에는 ‘좋은 대학,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한 ‘우수한 성적’ 받기에 매진하다가, 막상 20대가 되면 다시 또 평생의 생계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일자리 찾기에 골몰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의 기준은 역시나 세상이 정해준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두개의 게시물을 봤다. 하나는 ‘고3=대입준비’의 공식을 깨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 합격한 공무원의 얘기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공무원 응시는 해마다 그 경쟁이 치열하고 대학도 역시나 입학에 나이 제한은 없기 때문이다. 본인이 다시 수능 시험을 치르고 지망하는 대학의 입시 전형 준비를 잘하고 무엇보다 재학 중 비를 충분히 낼 수 있다면 언제든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게시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칭찬하는 댓글도 있었고, 또래와는 다른 선택에 따른 진로 변화로, 시간이 지날 수록 소외감이 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친구들은 20대 중후반까지 학생 신분에 따른 생활을 할텐데, 이에 따른 격차가 벌어질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3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게 당연한 사회에서 ’19살 공무원’은 대중에게 다소 낯설게 다가오는 듯 하다. 그렇다고 대학 역시 학문의 깊이를 심화하는 곳이라고 하기엔 이미 옛날이 돼 버린 듯하다. 바로 고졸 공무원 게시글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다.

 

 

대학 역시 취업 준비의 최전선이 돼 버린 오늘날을 보여주는 멘트다. 역시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대학에서 공부한 지식을 직장에서 써 먹기 위함이지, 직장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소는 대학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게시글에 따른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소 차가웠다. 대학의 본질이 변질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회의 구조를 면밀히 다 따져볼 수 없는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문득 든 생각은 ‘먹고사니즘’의 통로가 대학 졸업장 또는 공무원 응시라는 두 갈래 큰 길 밖에 답이 없어 보이게끔 하는 세상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공무원 응시를 하지 않아도, 대학에 굳이 가지 않아도 먹고사니즘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나오기를 하염없이 바랄 뿐이다.

 

참고
1. <고졸 공무원…jpg> 에펨코리아(링크)
2. <연세대 4학년이 생각하는 대학교> 에펨코리아(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