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특수한 곳, 그러니까 그것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특수하다’는 수식어가 가장 잘 맞는 곳은 한반도가 아닐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북쪽은 대륙과 연결돼있긴 한데, 북위 38선 위로는 나아가기가 불가능한 남쪽의 사람들과, 그 아래로도 나아가기가 불가능한 북쪽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이곳은 유사 이래 위로는 중국 대륙, 아래는 섬나라 일본 사이에서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최근 한 중국게임사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이 국내 서비스를 접겠다고 했다. ‘샤이닝 니키’리고 불리는 이 게임은 캐릭터 코디 게임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세월 속 한울’이라는 이름의 한복 의상에 대해 현지 게이머가 ‘중국 명나라 의상’ 그리고 ‘조선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임에 따라 한복은 중국의 전통 의상 중 하나라는 주장을 했다. 이에 국내 게이머들은 반발했다. 그러나 이 게임사는 한국 유저들의 항의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종료했다. 되레 한국 유저들이 중국을 모욕했고, 이를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유지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발표해 기름을 부었다.
일본이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저지른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중국은 ‘동북공정’이란 프로젝트로 중국 대륙 동북쪽 변경지역 활약했던 모든 나라들을 자국의 역사로 만드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구려와 발해사를 어떻게든 자국의 역사 중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였다. 이 프로젝트는 명목상 2002년부터 시작, 2006년까지 진행됐지만 21세기 중반에 접어드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의 실질적 목적이 훗날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사전에 막는 데 있다고 한다. 20세기 초부터 시작돼, 해방 이후 논쟁이 불거져 여전히 진행형인 한국과 일본이 독도 분쟁처럼 말이다. 아래는 2010년 당시 MBC 예능 무한도전의 한 장면인데, 한 네티즌이 ‘이 시국 무도짤’이란 제목으로 올린 것이다. 최근의 일에 10년전 예능 프로그램의 내용도 다시 보는 지금, 우리의 역사는 결코 학교 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으로만 끝날 암기 과목이 아닌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참고
1. 게임까지 번진 중국의 동북공정, ‘한복’ 논란 속 ‘샤이닝니키’ 서비스 종료, 게임조선 (링크)
2. 어느 중국겜의 졸렬 섭종공지, 클리앙(링크)
3. 이시국 무도짤…jpg, 웃긴대학(링크)
관련기사
망해가는 한 일본 화장품 회사의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