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자 배우 중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3명 있다. 송강호, 최민식 그리고 이병헌. 그중에서 이병헌은 여러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생각이다. 다른 배우들이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쌓아온 데 반해 이병헌은 TV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케이스다. 여기에 잘생긴 외모와 중후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미남 배우로 통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때는 연기력이 저평가받는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연기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여주며 역대급 연기를 연거푸 선보여 ‘연기로는 깔 수 없다’는 소리를 듣기에 이르렀다. 그런 이병헌의 면모를 알 수 있는 재밌는 일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위 사진은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 때 모습이다. 매년 메인 스폰서에서 음료를 제공해준다는데, 그게 하필 홍초라고 한다. 강렬한 신맛에 배우들마저도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굴욕샷을 선보인다. (류승룡은 원액을 먹는 바람에…) 그런데 그 와중에 오직 이병헌만이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병헌이 연기 신인 이유’라고 칭송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도 프로의식이 완전히 몸에 배어 있으니 불의의 일격(?)에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직접 광고비를 받는 입장도 아닌지라 다른 배우들처럼 굴욕샷을 찍어도 별문제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 와중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주는 걸 보면, 광고 업체에서 이병헌을 눈독 들일 거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일하는 도중은 물론 평소에도 엄격한 자기 관리가 엿보이는 경우가 많다. 태도나 분위기부터 남다른 셈이다. 어쩌면 실력이란 그런 태도와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걸지도 모르겠다.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엄격한 자기 관리가 곧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태도가 전부다. 습관이 삶이다. 연기가 곧 평소가 되었으니, 연기의 신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참고 : 더쿠, 청룡영화상 행사때마다 일어나는 홍초 대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