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사실 요즘도) 차와 관련된 꼰대 상황이 많았다. 특히 신입사원이 고급 차를 몰고 다니면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내 친구가 입사하고 나서 겪은 일인데, 한 신입사원 동기가 동그라미 4개 달린 외제 차를 타고 출근해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사수가 조용히 불러서 다른 차를 타라고 강요했고, 당연히 신입사원은 반발했다고 한다. 그러자 사수가 한숨을 푹 쉬며 했던 말이 “최소한 부장님 차보다 좋은 차는 타고 오지 마라”라고 했단다. 정말 한숨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악습이 생겼을까? 일단, 타인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기 때문이다. 남이 무슨 차를 타고 다니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런 것에 신경 쓰고, 자신과 비교하고, 그러면서 주눅 들고, 기분 나빠하고…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다. 그런 걸 신경 써야 하는 신입사원도 불쌍하지만, 그깟 자동차 브랜드로 권위를 세우려고 하는 부장님이 더 안타까워 보인다. 부장님은 마티즈 타고 다니면 안 되나? 그런데 신경 쓸 에너지를 회사와 가정에 쏟으면 훌륭한 리더, 좋은 아빠가 될 텐데… 또 안타까운 점은 그 이야기를 사수가 전한다는 점이다. 부장이 시켰어도 문제지만, 만약 시켜서 그런 게 아니라면 더 큰 문제다. 알아서 눈치 보는 조직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이러면 쓸데없고 부당한 일들만 늘어나고, 악습이 쌓여만 간다.
부디 남의 차에 관심 가질 때는 차가 정말 좋아서, 신기해서, 축하해주려고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신경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게 아니라면 신경 끄자. 그깟 차 가지고 아웅다웅하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 그럴 시간에 가족들하고 눈 한 번 더 마주치고, 책 한 페이지라도 더 보는 게 인생에 득이 될 것이다.
참고 : 신입사원이 그랜저를 몰고와서 시선집중입니다, 클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