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재수 없는 놀이공원

 

 

레고랜드는 레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놀이공원이다. 놀이기구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특징을 살린 레고 건축물을 전시하는 등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이다. 놀이공원이 들어서면 많은 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레고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부터 춘천시에 레고랜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2019년까지 레고랜드 부지는 건설이 진행되지 못한 채 허허벌판 상태로 남아있어야 했다.

 

 

1) 2014년 7월에 공사 부지에서 한반도 최대 규모의 청동기/선사 시대 유적지, 고인돌이 발견되었다. 유적의 질과 밀도가 경주시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삽만 갖다 대도 유적지가 튀어나온다는 말) 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될 뻔했으나, 유적을 보존/이전하면서 레고랜드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2) 그런데 2015년 6월에 고구려 시기의 석곽묘와 금제 귀걸이 등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또?) 공사부지에서 청동기 시대부터 후기 삼국시대까지 유물이 발굴되는 듣도보도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 (진짜 삽만 대도 발굴이네…) 그럼에도 11월에 공사를 정상 추진하기로 계획했으나…

 

3) 2015년 12월에 대규모 철기시대 유적이 추가로 발굴되었다. (또, 또?) 이번에도 유적지는 유례없는 규모를 선보였고, 공사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4) 여기에 레고랜드와 자치단체, 시공사 사이에 무더기 비리 의혹이 쏟아지며 대규모 검찰 수사까지 시작되었다. 한마디로 레고랜드 코리아는 시작도 못 하고 망하고 있었다…

 

5) 이후 비리 수사와 유적 보존/이전, 시공사 선정 등 여러 이유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고, 2017년에는 레고랜드 운영 업체인 영국 멀린사가 투자 철회를 거론하면서 사업이 아예 엎어질 위기까지 처하기도 했다.

 

6) 다행히 2018년 멀린사의 사장 야콥슨이 춘천까지 찾아와 직접 투자와 2020년까지 건설을 책임지겠다는 상생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레고랜드 코리아는 겨우 부활할 수 있었다.

 

7) 현재 2021년 7월에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유적지 공원도 2023년에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8) 그리고 코로나…

 

 

레고랜드 코리아 사태를 보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예상치 못한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사업만이 아니다. 우리 삶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다. 즉, 많은 부분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놓여있다. 누군가는 그로 인해 대박을 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레고랜드처럼 장애물을 만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운’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운은 앞서 말했듯이 통제할 수 없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 그러니 운을 디폴트로 여기고 최고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모두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옛말에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운을 고려한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한 사람만이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준비를 마친 사람은 위기를 겪을지언정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그렇게 운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으면 시대와 분야의 강자가 될 수 있다. 결국, 생존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그것이 복잡한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비결이다.

 

참고
1) 한국에서 가장 운 없는 테마파크, 이토랜드
2) 세금 1,500억 투입 된 춘천 레고랜드의 현재, 대체 왜 9년째 허허벌판일까?, 헬로! 강원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