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레전드

‘지금 내가 있는 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더 좋은 곳이 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현실 상황이 아주 불만스러울 때 막연하게 드는 생각이다.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보상이 현저하게 낮다고 판단이 될 때, 내가 생각하는 나란 사람의 가치가 한없이 높다는 생각이 들 때, 업무시간 도중 틈틈이 채용정보 사이트를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을 올린 주인공도 지난해 연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서둘러 출근해달라는 대표의 문자 연락에 다짜고짜 ‘배달이나 하고 있을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답해버린 주인공. 문자 메시지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는 성공이란 사다리에 올라갈 수 없다고 했지만, 문자 메시지 뒤로는 주머니에 손을 넣다 못해 꺼낼 생각조차 않는 주인공의 태도가 보이는 듯하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대표에게 문자 메시지로 빈자리를 찾는 주인공. 그 뒤에 따라왔을 대표의 답변 문자가 궁금해진다. 아마 자리는 많은데 배달이란 틀 안에서 살아가기엔 아까운 인재가 들어갈 곳은 없다고 할 것 같다.

 

직장인이 됐든,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든 ‘일’이라는 건 업종이 무엇이 됐든 현재 몸담은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활동이다. 성공을 바라기 전에 의식적 노력으로 실력을 먼저 쌓는 게 먼저다. 문자 메시지와 메시지 사이에 있었을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 동안, 주인공이 이것만큼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 <배달대행 레전드>,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