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게 문제인지도 모르는 문제다. 잘못이라는 자각이 없으니 고칠 생각이 없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계속해서 이어져 악습이 된다. 결국, 악습을 강요하는 꼰대가 등장한다. 그렇게 세상을 피곤하게 만든다. 이처럼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피곤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본질을 되물어라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질을 되묻는 것이다. ‘회식이란 무엇인가?’ 동료들 사이에 어색함을 없애고 친밀감을 쌓기 위한 모임 아닌가? 그런데 꼭 술이 있어야 친밀감을 쌓을 수 있나? 대화만 화기애애하게 흘러가도 친밀감은 쌓을 수 있다. 그럼 무엇이 친밀감을 망칠까? 억지로 강요하는 것만큼 분위기를 잡치는 게 또 있을까? 본질을 되물으면 잘못은 명백하게 드러난다.
2) 정체성을 되물어라
본질을 되물어도 못 알아먹으면 정체성을 되물어라. ‘상사란 무엇인가?’ 상사면 술자리에서 억지로 강권해도 되나? 상사면 억지로 회식 자리에 끌고 나와도 되나? 애당초 상사랑 밥 먹고 술 마시는 게 좋을 리가 없다는 생각은 안 드나? 자신을 돌아보면 지금 저지르는 행동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있다. ‘내가 그래도 되나?’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뻘짓을 하지 않는다.
3) 역지사지
정체성을 되물어도 안 되면, 이제는 역지사지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23살 신입 사원 입장이 되어보자. 회식 자리가 얼마나 불편하고 재미없을까? 그걸 따져보면 술을 권하는 게 아니라 먹고 싶은 게 뭔지 물어보려고 나오지 않을까? 배려는 어려운 게 아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게 배려다.
물론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니까 세상을 피곤하게 만들 터이다. 이럴 때는 다른 역지사지를 꺼내 보자. “역으로 지랄을 해주면 지 잘못인 줄 안다.” 술 안 마신다고 툴툴대면, 역으로 술을 강요한다고 툴툴대라. 화를 내면 역으로 화를 내라. 어차피 잘못한 사람에게 명분은 없다. 상대가 되받아쳐봤자 상대만 손해다. (만약 조직 전체가 잘못을 감싸고 돈다면? 그런 조직이라면 차라리 빨리 탈출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참고 : 과일 소주 아니면 안 마시는 신입 사원, 이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