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올림픽을 연다면 물총새는 다이빙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날개를 편 채 수면과 정확하게 직각으로 입수하는 물총새는 한 치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는다. 완벽한 포즈 속에는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 새는 점심 식사를 잡는데 한번 이상의 시도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100%의 성공률이 가능한 이유는 잠수하는 최대 속도가 25mph이기 때문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25m/h은 100미터를 9초에 달리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속도다. 다시 말해서 초속으로 11미터를 날 수 있는 이 새를 “이렇게 완벽한 사진으로” 포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초당 10프레임으로 찍어도 아무것도 찍히지 않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을 찍은 앨런 맥페덴(Alan McFadyen)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6년 동안 4200시간을 투자하여 72만 번의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Nikon D4와 Nikon 70-200 렌즈를 작은 조리개, ISO 1250, 셔터 속도 1/5000로)
맥페덴은 왜 이 어려운 길을 선택했을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달을 보고 멋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달에 가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Some people look at the moon and say, ‘That is nice.’ Others want to go there,” he says. “I consider myself to be like the latter.”
하지만 그 대답은 이렇게 집요하고 강박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설명으로 부족하다. 물론 이 사진은 그가 새를 찍는 수많은 사진 작가들과 비슷해지고 싶지 않았으며, 독특하고 다른 것을 원했던 그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자연 속에서 이국적인 물총새에서 반했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목표한 것을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특유의 집념 때문이다.
4200시간동안 물 근처의 위장된 블라인드에 낮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 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 물총새의 인생 샷에는 물총새의 우아한 자태가 정확하게 포착되어 있을지는 몰라도, 물총새의 속도도 맥페덴의 72만 번의 셔터는 담지 못했다. 그림만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제대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게 쉬워보일 수 없다.
완벽함 속에는 누군가의 셀 수도 볼 수도 없는 인고의 시간이 숨겨져 있다. 올림픽에서 찍힌 우사인 볼트의 여유로운 골인 사진에는 매 훈련마다, 모든 달리기마다 전력질주하고는 토하던 그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참고
<This Shot of a Diving Kingfisher Was 6 Years and 720K Photos in the Making>, petapixel.com
<A Perfect Photo of a Kingfisher, 720K Pictures in the Making>, wired.com
written by 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