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가 학생들에게 금지시킨 말

말에는 힘이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도 있고, 감동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마다 그리고 그 글이 독자들에게 전해질 때마다 말의 힘을 실감하곤 한다. 그럼 가장 말을 신중하게 고르는 직업은 무엇일까? 아마 시인이나 소설가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정말 단어 하나에 온 정신을 집중하며 글을 쓴다. 그런 소설가가 학생들에게 금지시킨 표현이 있다고 한다. 과연 무엇일까?

 

 

 

 

 

 

김영하는 짜증 난다는 표현을 금지시켰는데, 그 이유가 단어 하나로 다양한 감정을 뭉뚱그려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짜증 난다’처럼 감정을 뭉뚱그려 말하면 표현이 단순해진다. 그러면 글에서 풍성함이 사라진다.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고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우리나라 말은 표현의 다양함이 장점이라 뭉뚱그린 표현이 더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똑같은 노란색도 샛노란, 노리끼리한, 노르스름한, 누런 등 다양한 표현이 존재한다. 이걸 전부 노란색으로 뭉뚱그려 표현한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글이 재미없어질까?

 

반대로 생각하면 이처럼 다양한 표현은 말하는 사람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 똑같은 상황을 묘사해도 여러 가지 표현을 섞어가며 생생하게 그려내는 사람은 누구나 그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얘기만 듣고 있어도 시간을 순삭시킨다. 이 또한 말의 힘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사람을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 그런 힘을 갖고 싶다면, 우리도 짜증 난다는 말을 덜 사용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많은 책을 읽어 다양한 단어를 알아가면 어떨까? 천 개의 단어만 알면 세상은 천 개의 빛깔밖에 없겠지만, 만 개의 단어를 알면 세상이 만 가지 빛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사는 게 훨씬 재밌는 삶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에펨코리아, 소설가 김영하가 학생들에게 금지시킨 표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