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동기가 가장 중요한 이유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 시를 읽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 인문학의 중요성이 갈수록 대두되고 있다. 시는 문학의 정수로서 인문학의 가장 고고한 자리에 위치한다. 하지만 누가 시를 찾아볼까? 추측건대 왜 시를 읽는지 조사하면 ‘입시 때문에’라는 이유가 1위로 나올 것 같다. 그런 학생들에게 시를 읽으라고 얘기해봤자 “그걸 왜 읽어야 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올 확률이 높다.

 

중요한 것은 주장의 내용이 아니다. 시를 읽으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를 읽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시를 읽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동으로 옮기게 할 수 있을까? 바로 동기다. 진정성을 끌어내고 행동을 부르는 것은 언제나 동기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그저 이유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게 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 선생님처럼 말이다.

 

 

 

 

우리가 시에 관심을 잃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를 즐기지 못하고 공부해야만 한다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키팅은 그런 교육을 과감히 ‘쓰레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찢어버리라고 한다. 오 캡틴 마이 캡틴! 키팅은 벌써 행동을 끌어내고 있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찢는다. 그들은 이제 평범한 모범생이 아니다. “이건 전투요 전쟁이다.” 그 순간 아이들은 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명예로운 전사가 된다.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이제 아이들은 전사를 넘어 인류의 수호자가 된다. 키팅의 말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 누가 인류를 위한 길에서 돌아설 수 있을까? 그 누가 숭고한 삶의 목적을 외면할 수 있을까?

 

 

 

 

그리고 키팅은 마지막 한 마디로 대미를 장식한다.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그렇다. 이것이 시를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사실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정말 많다. 시는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한다. 일상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창의력의 원천이다. 그러나 이 모든 실용적인 이유보다도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가슴을 울리는 이유가 있다. 바로 나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이다. 시를 읽기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의 폭풍이 생각의 수평선 위로 휘몰아친다. 이성과 감성의 격렬한 뒤섞임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한다. 장담컨대 가슴을 울리는 시 한 편을 만나고 나면 말 그대로 인생이 달라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읽는 데 5분조차 되지 않는 시 한 편 덕분에 말이다.

 

키팅은 그 순수한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었다. 진심으로 우러나와 시를 바라보게 했다. 그 어떤 선생님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이것이 동기의 힘이다. 백날 시키고 강요해봤자 아무도 시를 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기를 자극하자 아이들은 스스로 시를 읽기 시작했다. 푸른 안개가 가득한 한밤에 동굴에 모여 시 구절을 읽고 인디언처럼 소리질렀다. 잊지 말자. 그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동기가 가장 중요하다.

 

참고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