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권태기 커플의 대화

모든 사랑은 설레면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손만 잡아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눈을 마주 보면 얼굴이 살구처럼 빨개져 금세 시선을 피해야 한다. 그랬던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익숙함은 실로 무서운 것이다.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바꾼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사랑에 권태기가 찾아온다. 가슴이 뛰지 않고, 얼굴도 빨개지지 않는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이어가야 할까? 다음은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4년 차 커플의 카톡 내용이다. 나는 여기서 권태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위 대화에 등장하는 여자분이 정말 현명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는 사랑이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완벽한 사랑을 꿈꾼다. 나는 이것을 두고 ‘오직 너만을 영원히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뭐 한 사람만 영원히 사랑하는 커플도 있겠지만, 이걸 강요하면 사랑이 스트레스이자 버거운 짐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오히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낫다. 살다 보면 흔들릴 수도 있다. 최소한 다른 사람한테 설레는 감정 정도는 느낄 수 있다. 그걸 무조건 틀어막으면 도리어 튕겨 나올 뿐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게 낫다. 그렇게 완벽한 사랑이라는 판타지에서 벗어나면 사랑의 2막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불타오르는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그 불길은 절대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길이 완전히 꺼지는 것은 아니다. 타오르지는 않아도 여전히 따스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 따뜻함이 인생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잊어버리면 안 된다.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맛있는 걸 제일 먼저 주고 싶은 사람. 책 <러브 팩추얼리>에 따르면 이런 사랑을 ‘동반자적 사랑’이라고 한다. 위 대화의 여성분은 그런 사랑을 이미 하는 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분이 복 받은 것 같다. 저렇게 지혜롭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많은 커플들이 시간이 지나며 권태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럴 때 불타오르지 않음을 걱정하기보다는, 기댈 수 있는 따스함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익숙함은 무서운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따스함이 사라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주 말하고 표현하도록 하자. 그러면 권태기는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뽐뿌, 4년차 권태기 커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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