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한 사랑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연애가 길어질수록 사랑이 변한다고 한탄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실 사랑이 항상 뜨거울 수만은 없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뭐든 자주 보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러면 호기심을 잃게 되고 흥미도 잃게 된다. 그렇게 사랑이 식는다. 이렇다 보니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게 서서히 관심이 식어가다 끝내 물고기를 놓치고 나면 그때 가서야 땅을 치고 후회한다.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그럼 시간이 지나도 관심이 식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사랑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 존 가트맨은 그 방법을 찾아냈다.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커플은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반대로 사랑을 끝장내는 방법도 알아냈는데, 경멸의 감정이 대화로 오가는 커플은 몇 달 안 가 깨진다고 한다)
나는 이 방법을 듣고, 실제 내 삶에 적용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굉장히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나는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고, 여자친구는 미술에 소질이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장점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여자친구는 나의 제1 독자다. 내 글을 가장 열심히 읽어주고, 내가 보여주지 않아도 블로그에 몰래 찾아와 읽는다. 여기에 감상을 남기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나 또한 여자친구의 그림 그리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미술 공부에 필요한 교재나 장비를 사주기도 하고, 가끔은 언제 새 작품 그릴 거냐며 닦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서로의 장점을 키워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많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관심을 쏟으면 애정도 깊어진다. 이것은 상대방을 향한 애정만 뜻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내면을 향한 애정도 깊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끼면, 상대방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게 되고, 그 노력을 보며 상대가 기뻐하면 이보다 좋은 일이 또 없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마도 오래도록 사랑을 유지하게 만드는 최고의 고백이 아닐까 싶다.
참고 :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